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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낙동강 세력은 뒷전 서야” 영남 의원들 “지역민심 짓밟나”
류지미
2023. 10. 26. 07:15
인 “다양성 필요… 농담도 못하나”
수도권 험지 차출 등 물갈이 시사
영남 중진 “자기사람 심기” 반발
일부선 “현역 절반이상 교체 필요”
수도권 험지 차출 등 물갈이 시사
영남 중진 “자기사람 심기” 반발
일부선 “현역 절반이상 교체 필요”

● 인요한 “국민의힘, 좀 더 다양해야”
인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낙동강 하류’ 발언 의미에 대해 “6·25전쟁 때 우리를 지킨 곳이고 그 이후 많은 대통령이 거기서 나왔다”며 “좀 더 다양성이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농담도 못 하느냐”고 했지만 낙동강 하류 발언이 ‘당내 다양성 확대’에 있다며 의미를 설명한 것. 당 관계자는 “당이 참신하고 다양한 인물로 영남 중진 위주에서 벗어나 ‘영남당’ 이미지에서 탈피하자는 취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낙동강 하류 세력’이 낙동강을 끼고 있는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인 이른바 ‘낙동강 벨트’ 지역구 의원들에 더해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을 포함한 영남 중진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영남 중진 “수도권 위기론 대책부터”
반면 영남 중진들이나 지도부는 무분별한 교체가 답은 아니라며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일을 사람 쫓아내듯이 하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영남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수도권 위기론에 대한 대책부터 내놓아야지 왜 영남을 거론하나”라고 말했다. PK의 한 의원은 “지역경쟁력을 기준으로 공천해야 혁신이지, 자기 사람을 심는 것은 혁신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초재선 의원 사이에서도 ‘영남 홀대론’ 반발이 나왔다. 한 영남 지역 초선 의원은 “일률적으로 물갈이하겠다는 건 지역 민심을 짓밟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원내대표도 7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영남 물갈이’에 대해 “과연 교체율만 높이는 게 좋은 물갈이냐. 좋은 사람으로 교체해야 좋은 물갈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영남에서 상당수 물갈이가 필요하다”란 반론도 적지 않다. 전날 장예찬 최고위원이 YTN 라디오에서 “선배님들이 먼저 솔선수범해주셔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고, PK의 한 의원도 “이번엔 영남 의원의 절반 이상을 물갈이해야 한다”며 “의원들도 항상 각오한다”고 말했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통합을 이야기하는 인 위원장의 말을 일단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