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까지 부탁한 임종석 빼고… ‘변호사비·법카’ 편든 전현희 공천
‘非明횡사’에… 민주당 갈등 격화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서울 중·성동갑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배제하기로 하면서 이재명 대표와 친문(親文) 진영이 본격 충돌 수순으로 들어가고 있다. 임 전 실장의 공천 여부가 ‘명문(明文·이재명과 문재인)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다각도로 이 대표 쪽에 전달됐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이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설명이다. 이날 의총에서 의원들은 “명문이 아니라 멸문 정당이 됐다” “문재인 없이 이재명만으로 총선 치를 수 있냐”고 반발했다.
지난달 11일 출마 선언을 하고 선거운동을 진행해온 임 전 실장은 한 달여 만에 출마가 좌절됐다. 그간 당내에선 문재인 정부와 86운동권의 상징적 존재인 임 전 실장을 공천하지 않을 경우 파열음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최근 이 대표와 가까운 이해찬 전 대표도 나서서 ‘명문 정당’ 유지를 위해서라도 임 전 실장 공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지난 4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 대표의 양산 회동 당시 문 전 대통령은 “우리는 명문 정당”이라며 ‘단결’을 강조했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당시 문 전 대통령이 임 전 실장을 포함한 3명을 언급하면서 살펴봐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의 요구마저 무시했다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이 말한 3명은 모두 이번 공천에서 배려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2017년부터 이어져 온 이 대표와 친문 진영의 악연이 이번 공천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 2017년 대선 때 ‘군소 후보’였던 이 대표는 당시 가장 앞서던 문 전 대통령에 날을 세우며 몸집을 키웠고, 이 대표 지지자들은 경선 불복을 외치며 문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 대표는 아내 김혜경씨와 관련된 이른바 ‘혜경궁 김씨’ 의혹이 불거졌을 때는 문 전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취업 특혜 의혹을 직접 거론하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친명계 인사들은 0.73%포인트 차로 패배한 지난 대선에 대해서도 “대선 직전 우리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30조원을 요구했는데 문 대통령이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내세워 재정 탓을 하며 들어주지 않았다”며 “그때 돈을 풀었으면 우리가 이겼다”고 했다. 부동산 정책, 조국 사태 등 문재인 정부 실정을 제대로 매듭지어야 했다는 여론도 팽배하다.
친문 진영은 이 대표가 경쟁자의 싹을 아예 도려내려는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임 전 실장이 국회에 들어와 친문·비명의 구심점이 되고, 총선 이후 치를 당대표 선거에 도전하는 상황을 염려해 그런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 홍영표 의원은 “명문이 아니라 멸문 정당이 된 것 같다”며 “남의 가죽을 벗기면 내 손이 피칠갑이 된다”는 등 직설적인 비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근 의원도 “200석 얘기하더니, 150석, 지금은 100석은 할 수 있나”라며 “임종석 건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자칫 잘못하면 다 같이 공멸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2시간 40여분간 진행된 의총 내내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다만 의총이 끝난 후 기자들에 “우리 의원님들께서 여러 가지 의견을 주셨는데 당무에 참고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서울 중·성동갑에는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이 전략 공천을 받았다. 당 관계자는 “상대 당 후보(윤희숙 전 의원)와 이룰 구도, 여당에서 ‘운동권 청산’ 등을 주장하고 있는 판세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전 전 위원장은 권익위원장 시절 김혜경씨의 법인 카드 불법 유용 의혹 관련 제보자의 공익 신고자 지위 인정을 늑장 처리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는 권익위원장 당시 이 대표와 관련한 ‘무료 변론’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 “친구 등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는 무료로 변론할 수도 있다”고 감싸기도 했다.
이날 라임 금품수수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기동민 의원의 지역구(서울 성북을)를 전략공천지로 지정하기로 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기 의원을 사실상 컷오프한 건데, 같은 사건에 얽힌 친명계 이수진 의원(비례)은 친문 윤영찬 의원과 경선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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