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와 ‘간접 전쟁’... 바이든, 우크라 지원예산 42조원 요청
“투쟁 비용 싸지 않지만, 침략 굴복 땐 더 큰 비용” 대국민 연설
지난달 승인한 지원액의 2배 넘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각) 러시아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330억달러(약 41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 예산안을 의회에 요청했다. 이는 한국의 한 해 국방비 지출액(약 502억달러·작년 기준)의 약 66%에 달하는 규모로, 미 의회가 지난달 초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과 인도 지원 명목으로 지출을 승인한 총 136억달러의 2배가 넘는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전쟁을 지원하기 위한 미국의 자금 지원이 극적으로 확대된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침공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한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의 승기를 꺾기 위해 승부수를 거는 모양새다. 러시아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여 우크라이나 전쟁이 사실상 미국과 러시아의 ‘간접 전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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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진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투쟁의 비용은 싸지 않지만, 침략에 굴복하는 것은 더 큰 비용이 들 것”이라며 “우리는 자유를 위한 투쟁(fight for freedom)에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이 법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추가 지원은) 앞으로 결정적인 몇 주, 몇 달간 우크라이나군이 필요한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며 “대포, 장갑차, 대전차 무기, 대공 무기를 더 공급해야 한다”고 했다.
의회에 요청한 총 330억달러 중 200억달러(약 25조1700억원)는 우크라이나 등에 대한 직접적인 무기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미 정부는 우크라이나 경제 지원에 85억달러(약 10조6900억원), 인도적 지원과 식량 보급 등에 30억달러(약 3조7700억원)를 쓰겠다고 밝혔다.
미 정부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추가 지원 방침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등 ‘톱3′ 최고위 당국자들이 잇따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접경 지역 폴란드를 방문한 직후 발표됐다. 이를 두고 워싱턴 정가에선 “공세를 늦추지 않는 러시아의 움직임을 확인한 미국이 장기전에 돌입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올리가르히(정권과 유착된 신흥 재벌)의 돈줄을 죄기 위해 미국이 1970년대 마피아 소탕을 위해 만든 조직범죄처벌법 ‘리코(RICO)법’을 개정, 이들을 기소 범위에 넣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특정 조직범죄 집단 또는 재벌, 기업 등이 적법하지 못한 이득을 얻을 경우 이를 전면 몰수할 수 있도록 규정한 법이다. 지난 2020년 미 뉴욕 연방검찰이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에 대해 대북 제재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할 당시 이 법을 적용했다. 미 정부는 지난달에도 올리가르히 19명과 가족 47명에 대한 자산 동결 및 비자 제한 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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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쉽고 빠르게 하는 ‘무기대여법’ 개정안을 찬성 417표, 반대 10표로 통과시켰다. 2차 세계대전 당시인 지난 1941년 제정된 이 법은 미국이 나치 독일과 맞서는 연합군에 실시간으로 무기와 물자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법의 지원 대상에 우크라이나도 포함해 그간 미국이 지원했던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장갑차, 곡사포 등을 더 신속하게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3차 세계대전과 핵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위협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발언에 대해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존 설리번 주러 미 대사는 이날 CNN 인터뷰에서 “미국을 향한 핵 공격을 억지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핵 협박에 굴복하지 않고, 핵 무력 과시와 벼랑 끝 전술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러시아군은 이날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퍼부었다. 미하일로 베르시닌 마리우폴 경찰서장은 이날 “어젯밤 러시아군이 지금껏 겪었던 중 가장 강력한 공습을 펼쳤다”며 “7대의 TU-22M3 전략 폭격기가 50회 폭격했고, 다른 공군기 공격도 뒤따랐다”고 전했다. 그는 “폭격이 제철소 내 병원에도 가해졌다”고 했다. CNN 등 외신은 “아조우스탈 공격을 중단하고 시민의 안전한 철수를 보장하도록 지시했다는 푸틴 대통령 주장과는 정반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 전황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대대전술단(BTG)이 지난주 85개에서 92개로 늘어났지만, 물류 보급 장애가 지속하면서 진격이 느리고 고르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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