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etter from President George H. W. Bush to President Bill Clinton.
미국 제41대 대통령 (아버지)조지 부시(조지 H. W. 부시)는
이라크의 쿠웨이트 병합에 반대하면서 영국, 프랑스 등 33개국 다국적군이 수행한 소위 걸프전(1991.1.17~2.28)을 단기간에 성공적으로 마침으로써 미국이 세계 초강대국으로 입지를 굳힌 결과, 미국민의 89% 지지율을 자랑했지만 이듬해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빌 클린턴에 패배하여 재선에는 실패하였다.
재선 실패의 두가지 큰 이유는
첫째, 기업가 출신의 로스페로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18.9%를 득표, 공화당의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의 표를 잠 식하여 빌 클린턴의 당선에 기여했다
둘째, 좋지 않은 경제상황이다. 상대 후보 빌 크린턴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한마디에 그는 무너지고 1993년 백악관을 떠났다.
패배를 받아들이기 힘든 선거 결과, 만감이 교차했을 그가
백악관 오벌 오피스, 대통령 집무실의 대통령 책상위에 편지 한통을 얹어놓고 조지 부시는 백악관을 떠났다.
참으로 대단한 대인이며 위대한 정치가이다.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George Herbert Walker Bush, 1924~2018).
재임기간은 1989~1993. 석유 사업가로 일하다가 정계에 입문하여 하원의원, 유엔 주재 대사,
고대 로마 유적지 폼페이에 '비극 시인의 집'이 있습니다. 그리스 비극 장면들이 벽화로 치장돼 있고, 현관 바닥엔 이런 모자이크가 있습니다. 쇠사슬에 묶인 개가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 으르렁댑니다. 거기 쓰인 라틴어 '카웨 카넴'… '개 조심'입니다. 우리도 예전엔 '맹견 주의' '개 조심' 팻말을 내건 집을 쉽게 볼 수 있었지요.
시인 유치환은 그런 집 앞을 지날 때마다 "대문 안에 사나운 개 족속들이 살고 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 개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단어 앞에 '개' 자가 붙으면 가짜, 저질, 천박 같은 이미지가 돼버립니다. 막돼먹은 '개망나니'와 '개고기', 언행이 몹시 더러운 '개차반'이 그렇지요. 주인 믿고 짖어대는 개를 시인이 나무랍니다.
"주인 나오면 극성으로 짖어대고, 물려고 덤벼드는 저 개는 지가 개가 아닌 줄 아는 모양이다. 뒤에서 바람 부니 아무렇게나 어떠리" "비서는 입이 없다"고 합니다.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나서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뒤에서 그림자처럼 일하는 건, 모시는 분에 대한 예의이기도 합니다. 의전 담당이라면 더더욱 그래야겠지요.
그런데 입이 클 뿐 아니라 무척 걸기까지 해서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대통령 비서가 있습니다. 다 아시는 바로 그 분입니다. 그가 며칠 새 거듭 공언했습니다. "퇴임 후 문재인 대통령을 걸고넘어지면 물어버리겠다"고.
그는 야인이었던 문 대통령의 히말라야 트레킹에 동행했습니다. 청와대에도 따라갔을 때, 저급한 성 인식을 써댔던 책이 문제가 됐지만 자리를 굳게 지켰습니다. 그가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도 청와대는 "첫눈 오면 보내주겠다"며 붙잡았습니다.
하지만 그가 연출한 이벤트들은 "주인공들은 소품, 대통령이 주역"이라는 비판적 평가가 적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그는 자기 분야뿐 아니라 국정 전반에 걸친 비판에 대놓고 응수하고 공격하고 비아냥거렸습니다.
그런데도 입조심 시키는 사람이 안 보여서 저는 '청와대엔 어른도 없나 보다' 싶었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을 향해 "청와대 안 쓸 거면 우리가 쓰겠다"고 이죽거렸다가 대통령이 경고한 게 그나마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한 정권의 하산을 바라보는 소회가 한 둘이겠습니까만, 누군가를 시도 때도 없이 보지 않게 되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어버리겠다는 말을 주군을 지키겠다는 충정으로 이해해야 할 지 지지층을 향한 일종의 정치적 마케팅으로 봐야 할 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씁쓸한 건 이 정도의 품격을 지닌 사람이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다는 사실이고, 그래서 청와대를 떠나면 잊혀진 삶을 살고 싶다는 대통령의 소망이 뜻대로 될 지가 걱정스럽습니다. 집 지키는 개가 물면 결국 그 피해는 집 주인에게 돌아가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