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 Human Geography

영국 1000년 왕실에 단 한 명 첫사랑 쫓던 소녀가 즉위 70년

류지미 2022. 6. 4. 09:35

중앙일보

2022년 6월 4일(토)

https://www.joongang.co.kr/atoz/14

 

 
플래티넘 주빌리 맞은 최초의 英 국왕

엘리자베스 2세 즉위 70년 동안 일어난 일

 
 
 

여왕만 70년…그동안 한국은 이승만~윤석열 시대

  • 1여왕 즉위 70년, 플래티넘 주빌리

  • 2살아있는 현대사, 엘리자베스 2세

  • 3英 총리 14명, 美 대통령 14명, 韓 대통령 '모두'

'킹스 스피치'부터 '오프라 윈프리 쇼'까지…여왕의 가족사

  • 1아버지 조지 6세, 영화 '킹스스피치' 주인공

  • 2세기의 사랑…13세 공주 사로잡은 필립공

  • 3다이애나 그리고 마클…왕실의 며느리들

'찰스 왕세자만 53년'… 여왕 이후 왕실의 미래는

  • 1"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 현대적 왕실 구축

  • 2'왕세자만 53년'…찰스와 왕실의 미래

 

'킹스 스피치'부터 '오프라 윈프리 쇼'까지…여왕의 가족사

  • 1아버지 조지 6세, 영화 '킹스스피치' 주인공게시물본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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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애초 왕이 될 운명은 아니었습니다. 그의 부친은 선대 왕의 둘째 아들이었고, 후계 서열 1위 왕세자는 큰아버지 에드워드 8세였습니다. 그런데 에드워드 8세가 즉위 직후, 미국의 평민 출신 이혼녀 월러스 심프슨 부인과 사랑에 빠지는 세기의 스캔들을 일으키고 스스로 왕위를 버렸습니다. 조지 6세는 심한 말더듬증을 갖고 있었지만, 형의 빈자리를 채워 왕위에 올랐고 나치 독일과의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이를 주제로 한 영화가 '킹스 스피치'입니다. 그는 2차 대전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폐암으로 사망했습니다.

    당시 남편 필립공과 영연방국인 아프리카 케냐를 방문 중이던 25세의 공주는 예상보다 일찍 왕관의 무게를 짊어지게 되죠. 그의 대관식은 BBC 최초로 야외에서 TV 생중계 됐으며, 전세계 2500만명이 지켜봤습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세기의 사랑…13세 공주 사로잡은 필립공게시물본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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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여왕은 남편 필립공(에든버러 공작, 필립 마운트배튼 윈저·1921~2021)과 작별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둘의 첫 만남은 1934년 엘리자베스 2세가 '릴리벳 공주'로 불리던 8살일 때 왕가의 한 결혼식에서 이뤄졌습니다. 그리스의 몰락한 왕족이었던 필립도 하객으로 결혼식에 참석했던 것입니다. 사랑은 2차 대전 중인 1939년 두 번째 만남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공주는 다트머스의 왕립 해군사관학교를 방문했다가 안내를 맡은 1등 생도 필립를 만나 첫눈에 반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편지를 주고 받기 시작했고, 필립이 2차 대전에 참전해 태평양 전선에 있을 때도 서신 교환이 이어졌습니다. 전기 작가에 따르면 13세의 릴리벳 공주는 18세의 필립을 만난 이후 다른 남자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편지를 주고 받던 두 사람은 전쟁이 끝난 뒤 1947년 결혼에 골인합니다. 이와 함께 필립은 영국으로 귀화해 마운트배튼이라는 영국식 성을 취득했습니다. 결혼 한 해 전 필립이 공주에게 쓴 편지의 한 대목은 이렇습니다. "승리를 맛보며 전쟁에서 벗어나고, 쉬면서 나와의 시간을 보내고, 조금도 거리낌없이 사랑에 빠지니 모든 개인적, 심지어 세상의 어려움까지 작고 사소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