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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의 목소리 들리는 곳…송해, 대구 부인 곁에 영면한다

류지미 2022. 6. 8. 12:40

늘 그의 목소리 들리는 곳…송해, 대구 부인 곁에 영면한다

중앙일보

업데이트 2022.06.08 11:40

8일 현역 최고령 MC 송해가 별세 했다. 향년95세 그는 현역 최고령 MC로 1988년부터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해왔고, 기네스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이름을 남기기도 했다. 뉴스1

 

송해 부인 고향에 '송해공원' 조성


대구 달성군 옥포읍에는 ‘송해공원’이 있다. ‘현역 최고령’ MC인 송해(본명 송복희) 모습을 한 조형물과 데크 산책로, 쉼터, 아치형 구름다리 등을 갖췄다. 산책로 곳곳에 달린 스피커에선 그의 음성도 흘러나온다.

 

북한 황해도 출신인 송해 이름을 딴 공원이 있는 것은 그가 처가를 제2의 고향처럼 여겨서다. 부인 석옥이(1934~2018) 여사는 옥포읍 기세리에서 태어났다. 송해는 대구 달성공원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할 때 석 여사와 만나 결혼했다. 실향민인 송해는 수시로 옥포읍에 있는 옥연지를 찾아가 그리움을 달랬다. 1983년엔 옥연지가 보이는 산기슭에 자신의 묫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8일 오랜 여정을 마치고 별세했다. 95세. 경찰과 의료계에 따르면 고인은 이날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지난 1월과 지난달 병원에 입원하고 3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치료받는 등 건강이 악화했다. 최근 KBS1 ‘전국노래자랑’ MC에서 34년 만에 하차한다는 소식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송해 공원 근처 부인 곁에 영면


고인은 생전에 여러 번 말했던 것처럼 대구 옥연지 근처에 영면할 예정이다. 2018년 먼저 세상을 떠난 석 여사의 곁이다. 1950년 6·25 전쟁 때 어머니와 여동생을 두고 고향을 떠난 후 결국 돌아가지는 못했지만, 제2의 고향으로 여긴 대구에 몸을 뉘게 됐다.

 

이런 인연으로 대구 달성군에는 2016년 옥연지 인근에 송해공원이 조성됐다. 2015년 김문오 달성군수가 달성군 옥포읍에 새로 공원을 만드는데, 송해라는 이름을 사용하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송해는 흔쾌히 승낙했다고 한다. 공원은 데크 둘레길, 백세교(橋), 백세정(亭), 바람개비 쉼터, 전망대, 금동굴, 얼음빙벽, 출렁다리, 조명 분수, 보름달·달토끼 조형물 등 다양한 볼거리로 조성돼 있다. 특히 백세교는 한 번 건너면 100세까지 살고, 두 번 건너면 100세까지 무병장수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지난 4월 10일 대구의 낮 기온이 26도를 넘어 초여름 날씨를 보인 가운데 달성군 옥포읍 송해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옥연지 분수대 주변을 산책하며 휴일 오후를 만끽하고 있다. 뉴스1

 

송해기념관에는 432점 전시


지난해에는 송해 기념관이 건립되기도 했다. 그의 60여 년 방송 활동과 가족사 등을 전시·소개하는 기념관이다. 지상 3층 규모로 연면적 711㎡, 부지면적 720㎡이다. 전시실에는 영상물과 고인이 쓰던 물품 등 432점이 전시 중이다. 체험실과 하늘정원·송해카페 등도 갖췄다.

 

달성군은 송해기념관에 고인을 추모하는 분향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고인의 별세 소식을 접한 추모객 발길도 분향소와 송해공원에 이어질 전망이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