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뉴스1
말도 안 되는 상상이라는 것, 안다. 그럼에도 오후 6시 36분 서면보고를 받은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면, 난 그대로 숨이 멎었을 것 같다.
좀 더 상상력을 발휘해 내가 오후 10시 30분 북한군에 사살돼 불살라졌다고 치자. 제 나라 국민이 끔찍하게 죽었는데도 청와대가 이를 10시간이 넘도록 대통령한테 보고도 않는다는 건 죽었다 깨도 납득 못 할 일이다.
서면보고 받을 때까지 살아있던 대한민국 공무원이 원통하게 죽임을 당한 그 시각, 문 전 대통령이 혹시 혼술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알 수 없다. 이 첩보를 놓고 청와대가 23일 오전 1시부터 관계장관회의를 하면서도 대통령에게 보고도 안 한 건 ‘북한 퍼스트’와 대통령 심기를 빼놓고는 설명이 안 된다. 오전 1시 26분부터 42분까지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당시 문 대통령이 사전 녹화한 유엔총회 연설 TV 방송이 나올 것이어서 대통령도 깨어 있었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고 이대준 씨(사망 당시 46세) 유족이 ‘월북 조작’ 의혹이 있다며 문 정권 고위 관계자들을 22일 검찰에 고발했다. 나는 이보다 더 큰 문제가 문 전 대통령이 “우리 국민을 최선을 다해 구출하라”는 지시를 안 내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문 대통령에게는 우리 국민의 생명보다 북한이 더 중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노무현 정부 때만 해도 인민주의는 ‘이념’ 차원이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처럼 지지층의 생각과 다른 정책도 국익에 도움이 되면 추진했다. 그러나 문 정권은 인민주의를 ‘정치체제’로 받아들였다. 국익에 도움 되는 정책도 핵심 지지층의 생각과 다르면 절대 추진하지 않았다. 친북세력이 득세하면서 핵심 지지층이 누구로 바뀌었는지는 의미심장하다.
문 전 대통령 취임 첫해는 소득주도성장이 간판이었다. 2018년 9월 평양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자신을 ‘남쪽 대통령’으로 낮추는 희한한 연설을 했다. “남쪽 대통령으로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소개로 여러분에게 인사말을 하게 되니 그 감격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북과 남 8000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한 것이다.
자신을 지방 영주처럼 ‘남쪽 대통령’이라고 했던 문 전 대통령이었다. 2020년 ‘종전선언’을 위해 북한 김정은에게 모든 주파수가 맞춰져 있었다면, 이대준 씨는 국민이 아니라 종전선언의 훼방꾼처럼 보이지 않았을지 소름이 돋는다.
퇴임 직전 문 전 대통령은 손석희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보유라든지 투기라든지 모든 면에서 늘 ‘저쪽’이 항상 더 문제인데 ‘저쪽’의 문제는 가볍게 넘어가는 이중 잣대도 문제”라고 말했다. 정권 교체세력을 ‘저쪽’이라고 표현했지만 실은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이재명을 지지하지 않은, 문 전 대통령이 임기 내내 갈라치기 했던 국민의 과반수가 바로 저쪽이라는 얘기다. 심지어 그는 퇴임 후 ‘짱깨주의의 탄생’이라는 책을 추천함으로써 친북에 이어 친중 성향까지 고백하고 말았다.
북한과 중국에선 인민의 적, 적인(敵人)에게는 공민권을 주지 않는다. 설마 우리가 ‘저쪽’ 국민은 목숨을 잃어도 상관없는 적인으로 여겼던 대통령을 두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믿고 싶다.
김순덕 대기자 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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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탄> : 세속은 엉터리를 개차반이라고도 칭한다.
엉터리 인간은 개차반 인간인가.
개차반이 남쪽 중에서도 지쪽 두령 노릇만 했으니 명실상부 개차반중의 개차반이라...
김정은 국무위원장님을 받들어 모시고 또 모시고픈 남측 개차반.
반의 반쪽만 지편인 인간이 개차반인지는 사실관계부터 파악하는 게 우선도 아니고 그건 전혀 씨잘데 없는 헛짓거리다.
개차반은 소뼉다귀든 개뼉다귀든,,, 닭갈비뼈든 참새갈비뼈든 상관없다.
삶은 소대가리 뼉다귀는 진수성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