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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또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Parque Nacional Torres del Paine

류지미 2023. 8. 9. 21:19

토레스 델 파이네(Torres del Paine)는 '파이네의 탑'이라는 뜻으로, 3개의 화강암 봉우리를 비롯해 해발 2,500m 이상의 설봉들이 장관을 연출하며 하늘을 찌를 듯 치솟아 있다.

 

 

10대 지구 낙원 《또레스 델 파이네 Torres del Paine National Park>>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Parque Nacional Torres del Paine)

Torres del Paine National Park (Spanish: Parque Nacional Torres del Paine) is a national park encompassing mountains, glaciers, lakes, and rivers in southern Chilean Patagonia. The Cordillera del Paine is the centerpiece of the park. It lies in a transition area between the Magellanic subpolar forests and the Patagonian Steppes. The park is located 112 km (70 mi) north of Puerto Natales and 312 km (194 mi) north of Punta Arenas. The park borders Bernardo O'Higgins National Park to the west and the Los Glaciares National Park to the north in Argentine territory. Paine means "blue" in the native Tehuelche (Aonikenk) language and is pronounced PIE-neh, while Torres means "towers". It was established as a National Park in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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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大 낙원 - 칠레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04 2008  월간 조선

 

민원정 칠레 가톨릭大 아시아프로그램 교수
한국외국어大 中南美문학 박사. 2004년 칠레에 도착, 현재 칠레가톨릭大와 발파라이소가톨릭大에서 한국학을 가르치고 있다.

 

「토레스 델 파이네」공원에 있는「바세 데 라스 토레스」峰(봉).
  「내셔널 지오그래픽 트래블러」誌가 2004년 선정한 지구 상의 10大 낙원 중 하나인 칠레의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칠레에서 4년 이상 살면서 이 지역을 여행하지 못했다. 수도 산티아고에서 버스로 13시간 걸리는 「푸에르토 몬트」에서 몇 시간을 더 가야 하는 오지이기 때문이다.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은 칠레의 마가야네스 지역에 있고, 마가야네스 지역은 파타고니아의 일부다. 파타고니아는 칠레와 아르헨티나가 공유하는 南아메리카 대륙의 끄트머리 지역을 말한다.
 

                                    「토레스 델 파이네」국립공원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본 소떼들.
 
  마침 파타고니아를 두루 여행하는 일행이 있어 합류했다. 일행은 아르헨티나에서 육로로 국경을 넘고, 나는 산티아고에서 비행기를 타고 가 「푼타 아레나스」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칠레의 최남단 푼타 아레나스까지 산티아고에서 비행기로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파타고니아」라는 말은 마젤란이 이 지역을 탐험할 때 원주민을 지칭하던 전설 속의 거인 「파타곤」에서 유래했다. 「마가야네스」는 탐험가 마젤란의 스페인語 이름이다. 1520년 시작된 유럽인들의 탐험과 스페인 정복이 시작되기 전까지 파타고니아에 살던 인디오들은 주로 테우엘체族(족)이었다.
 

                                    사슴의 일종인 과나코.
 
 
  파타고니아는 16세기 마젤란에 의해 발견된 이래 18세기부터 찰스 다윈을 비롯한 유럽 동식물학자들의 연구 중심지로 떠올랐다. 1989년 70개 회원기업이 참여하는 보호동맹이 결성돼 생태계 보호를 위해 애쓰고 있다.
 
  새벽녘 「푼타 아레나스」에 도착해 호텔로 가는 길에 안데스 산맥이 보이지 않아 무척 낯설고 신기했다. 길이가 4329km나 되는 안데스 산맥은 칠레의 동쪽에 길게 뻗어 있어, 칠레 어디에서나 보인다. 이곳이 칠레 최남단이라는 사실이 실감났다.
 
 
                                    「토레스 델 파이네」공원의 여우.
 

                                 먹이를 잡아먹고 있는 독수리.

 
  펭귄들의 천국
 
 
  우리는 펭귄섬 「이슬라 막달레나」를 먼저 보기로 했다.
 
  푼타 아레나스에서 약 35km 떨어진 곳에 있는 섬으로 마젤란 해협에 있다. 매주 화·목·토요일 오후 4시에 출발하는 배의 예약이 다 차서 우리는 호텔에서 안내해 준 그룹에 끼어 모터보트를 탔다. 이슬라 막달레나로 향하는 모터보트는 하루에 두 번, 오전 7시와 오후 3시에 운행한다. 이 시간 외에는 펭귄들이 잠을 자기 때문이라고 한다.
                                    펭귄섬「이슬라 막달레나」에서 필자.

 
  마젤란 해협을 가로질러 대서양과 태평양이 만나는 지점에 이르자 보트가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물살이 거셌다. 가이드 안드레스는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 펭귄섬을 구경하는 여러분들은 정말 운이 좋다』고 우리를 안심시켰다.
 
  워낙 바람과 파도가 심한 곳이라 3만5000페소(한화 7만원)를 내고도 섬에 오르지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슬라 막달레나」섬의 펭귄들.

 
  섬 전체에 펭귄들이 가득했다. 그야말로 펭귄들의 천국이었다. 펭귄들은 땅 속에 굴을 파고 살았다. 펭귄들이 뒤뚱뒤뚱 언덕을 타고 내려가 바다로 뛰어들었다. 언덕을 내려가던 펭귄 한 마리가 고꾸라지는 걸 보고 우리는 깔깔거리며 웃었다.
 
  이슬라 막달레나에서 돌아오는 길에 바다사자들이 모여 사는 「이슬라 마르타」에 들렀다.
 
                                  「이슬라 막달레나」섬의 바다사자들.

 
  두 곳 모두 칠레국립산림청에서 보호하는 곳이다. 이슬라 마르타는 출입이 금지돼 보트를 타고 한 바퀴 둘러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우리는 차를 빌려 「푸에르토 나탈레스」로 향했다. 칠레의 1, 2월은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관광객들로 붐비는 여름철이다. 차로 3시간을 달려 푸에르토 나탈레스에 도착했다. 안내소에서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트레킹 일정을 짜고 공원 내 숙소를 예약했다. 공원 안은 모든 것이 비쌌다. 물 한 병이 산티아고보다 3배가 비쌌다. 4~6人이 묵는 방인데 침대 값 따로, 침낭 값 따로 받았다.
 
  공원 입구까지 차로 2시간 반을 더 달려야 했다.
 
                                 해변의 펭귄들.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은 겨울철인 4월부터 10월까지 부분적으로 문을 닫는다. 맑은 날에 갑자기 비가 내리고 돌풍이 불어 위험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공원 입구로 가는 길에 구름 한 점 없는 공원 전체를 멀리서 볼 수 있었다.
 
  해발 3000m가 넘는 봉우리들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 냈다.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냔두 무리, 아름다운 눈빛의 과나코가 공원을 뒤로 하고 서 있는 우아한 모습에 반한 우리 일행은 차를 세우고 정신 없이 사진을 찍었다.
 

                                  펭귄을 쳐다보고 있는 필자.

 
  「W 지역」의 트레킹 코스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은 1978년 유네스코에 의해 생태환경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18만ha의 공원을 며칠 안에 다 돌아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W지역」으로 불리는 트레킹 코스를 돌면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봉우리들을 볼 수 있다. 그밖에 카약여행, 빙하걷기 같은 다양한 「에코투어리즘」이 마련돼 있다.
 
  우리는 W지역의 「바세 데 라스 토레스」, 「바예 델 프란세스」 봉우리를 오르기로 했다.
 
                                 보트를 타고「이슬라 막달레나」섬으로 향하는 관광객들.

 
  이튿날 아침 서둘러 트레킹을 시작했다. 공원 입구에서 나눠 주는 안내책자에는 각 트레킹 코스마다 걸리는 시간과 캠핑장소가 실려 있었다.
 
  오전 8시부터 트레킹을 시작한 우리 일행은 행여나 시간에 쫓겨 봉우리까지 못 올라갈까 봐 쉬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 가면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4시간 남짓 걸려 「바세 데 라스 토레스」에 도착한 우리는 탄성을 질렀다.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호수가 아름다워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빙하에서 흘러온 호수는 옥색일까 비취색일까? 해가 비추는 시간에 따라 그 색깔을 달리한다.
 
  아름다운 풍경도 잠시, 우리는 캠핑장소로 발길을 서둘렀다. 올라가는 길보다는 쉬웠지만 뜨거운 태양 아래 피할 그늘이 거의 없었다. 몸이 흔들릴 정도의 차가운 바람이 가끔 불었다. 여름철이지만 펭귄섬에 갈 때는 오리털 파카를 입어야 했고, 트레킹을 할 때는 땡볕에 고생했다. 사계절이 한데 모여 있는 것 같았다.
 
                                 푸에르토 나탈레스의 숙소에서 바라본 저녁 노을.

 
  페오에 캠프에 도착한 우리는 저녁을 먹자마자 녹초가 되었다. 우리와 한방에 묵었던 나이 지긋한 독일인 부부는 『바예 델 프란세스로 올라가는 길이 제법 험하니 준비를 잘 하라』고 했다.
 
  이틀째 트레킹은 첫날보다 힘들었다. 오르막과 내리막길을 반복하며 험한 돌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왼쪽으로 멀리 빙하를 바라보며 오르는 산길은 감동 그 자체였다. 트레킹을 마친 우리는 기진맥진했지만 가슴은 한없이 벅차 올랐다.
 
  대자연 앞에서 우리 인간은 먼지만도 못한데 왜 그리 아둥바둥거리며 살까 싶었다. 건강하게 걸어다닐 수 있다는 것이 그렇게 감사하고 행복했던 적이 없다.
 
 느긋하게 즐기는 서양인들
 
  트레킹하는 도중 동양인은 만나지 못했다. 대부분 독일·프랑스·이스라엘·미국 등지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나이 지긋한 노부부가 함께 트레킹하는 모습이 제법 많이 보였다.
 
  우리는 시간에 쫓겨 정신 없이 산을 오르고 그 와중에 허겁지겁 사진을 찍었다. 작은 배낭에 먹을 것과 물을 넣어 가지고 다니면서, 숨차게 걸어다녔다.
 

                               노을지는 토레스 델 파이네 공원.
 

  서구에서 온 이들은 18~20kg 되는 큰 배낭을 메고 다녔다. 하루 대여섯 시간씩 걸으면서 경치 좋은 곳에서는 잠시 쉬고 먹었다. 캠핑장소에서는 텐트를 치고 자면서 느긋하게 산을 즐겼다. 그들은 짧은 시간에 많은 걸 보기 위해 목표지점까지 종종걸음을 치고, 하루 8~9시간씩 걷는 우리를 이해하지 못했다.
 
  마가야네스 지역은 남극에서 가까운 곳이라 밤 10시가 지나서야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저 멀리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을 뒤로 하고 지는 노을을 보니 이곳이 왜 지상낙원인지 알 것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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