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 '책 장례식'때 날 옹호해준 건 박완서 뿐"
[머니투데이 배소진기자]
소설가 이문열씨는 2011년 1월 22일 세상을 떠난 여류작가 고(故) 박완서씨를 "늘 구석구석 눈길이 닿지 않는 데가 없는 자상하고 세밀한 사람이었다. 동시에 개인적인 어려움이 있어도 내색 없는 강한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22일 이씨는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박씨와 함께 동인문학상 심사위원을 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이씨와 박씨는 지난 2001년 동인문학상 개편 이후부터 7년간 동인문학상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현재도 동인문학상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씨는 "박 선생과 함께 동인문학상 심사위원을 하면서 10년 동안 거의 매달 봤으니까 다른 문인들에 비해 많이 친했다고 할 수 있겠죠"라고 말했다.
이씨는 박씨가 지난 2007년 '더 이상 남의 작품을 읽는 것이 육체적으로 벅차다'며 동인문학상 심사위원직에서 물러난 이후부터는 연락이 조금씩 뜸해졌다고 전했다.
이씨는 "사실 작년(2010년)에는 연락을 거의 못했다. 작년 연말 (건강이)나쁘다는 말은 들었는데 일반적인 노환이라고 생각했고 이렇게 안 좋을지 몰랐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 "우리는 (17살이라는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사실상 동시대를 살아간 작가"라며 "박 선생은 '책 장례식' 때 나를 지지해 준 단 한사람이었다.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박 선생이 먼저 나서서 언론과 인터뷰를 해 주고 나를 옹호해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강조했다.
'책 장례식'은 지난 2001년 11월 시민운동가 화덕현씨가 주도해 이씨 거주지인 경기도 이천 부악 문원에서 벌어졌던 책 반환 행사다. 당시 박씨는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렇게까지 문학이 모독당하는 일이 생겨야 하는지 모르겠다. 작가에게는 최소한 그와 같은 상처를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통탄하며 문학단체들의 침묵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지난 1970년 불혹의 나이에 소설 '나목'으로 등단해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미망' 등으로 한국 문단의 대표적인 여류작가로 손꼽히던 박씨는 지난해부터 지병인 담낭암으로 투병해오다 22일 오전 6시17분쯤 향년 80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6호실에 마련됐으며 장지는 용인천주교공원, 발인은 2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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