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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푸틴은 학살자, 권력 유지할 수 없다"

류지미 2022. 3. 31. 06:20

바이든 "푸틴은 학살자, 권력 유지할 수 없다"

전웅빈 입력 2022. 03. 27. 05:07 수정 2022. 03. 27. 10:57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학살자’라 부르며 “권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유를 ‘탈나치화’라고 한 푸틴 대통령 주장에 대해서는 ‘역겹다’고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러시아 국민을 향해서는 “우리의 적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러시아 정권 교체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폴란드 대통령궁 앞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결코 러시아의 승리가 될 수 없다.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절망과 어둠의 세계에서 살기를 거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민주주의와 원칙, 희망과 빛, 품격과 존엄, 자유와 가능성에 뿌리를 둔 보다 밝은 미래를 가질 것”이라며 “이 남자는 권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탈나치화 주장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대인이고, 그의 부모 가족은 홀로코스트에서 사망했다.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푸틴 대통령)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역겹다”고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는 민주주의를 목 졸라 죽였고, 다른 곳에서도 그렇게 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쟁은 이미 러시아의 전략적 실패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신속하고 가혹한 대가만이 러시아의 진로를 바꿀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러시아 국민을 향해서는 “여러분이 무고한 어린이와 노인에 대한 살해를 환영하고, 병원과 학교, 산부인과 병동에 대한 공격을 용인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건 여러분의 본질이 아니다. 우리는 적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이 전쟁은 러시아 시민들에게 가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 정권 교체에 대한 지원을 시사하는 것 같았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 정권 교체가 서방 대응의 목표라는 암시를 주지 않으려 애써왔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정권교체에 대한 언급은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반발을 가져와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이 더는 러시아 지도자가 돼선 안 된다고 선언했다”며 “미국의 러시아 접근법에 중대한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러시아 지도부 축출에 나설 것이라는 두려움이나 믿음을 강화할 수 있다”며 “타협에 대한 푸틴 대통령 관심을 약화하고, 우크라이나에서 갈등을 고조시키려는 유혹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이날 발언은 미리 준비한 연설문에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연설 후 기자들에게 “대통령 발언의 요점은 푸틴 대통령이 이웃 국가나 지역에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러시아에서 푸틴의 권력이나 정권 교체를 논의한 건 아니다”고 진화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겨냥한 비난 수위를 높이면서 미·러 관계 냉각도 더 깊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피난민을 만나기 위해 찾은 바르샤바 국립경기장에서 ‘푸틴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학살자”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을 ‘전범’ ‘살인 독재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런 개인적인 모욕은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한 기회의 창을 좁혔다”며 “국가 지도자는 정신 차려야 한다”고 반발했다. 러시아는 바이든 대통령 연설 직전 폴란드 국경과 가까운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지역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바르샤바에서 열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당신들의 자유가 우리의 자유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맹국 간 집단방위 조항은 신성한 약속”이라며 “나토의 단합이 극도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수용해 준 데 대해 “폴란드는 큰 책임을 지고 있다”고 사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인도주의적 원조 노력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로이터통신은 “두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국산 무기 공급을 서두를 수 있는지 물었다”며 “폴란드는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과 고속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 F-35 스텔스 전투기, 아브라함 탱크 등의 조속한 공급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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