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바닷가 ‘철없는’ 후투티…난데없는 고양이 급습
난데없이 후투티와 마주쳤습니다.
경주시 양남면 바닷가를 걷다가 마주친 겁니다.
여기서 난데없다는 건 이 계절에 만났기 때문입니다.
후투티는 통상 여름 철새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매서운 바닷바람도 아랑곳없이
한가로이 풀섶을 헤치고 있었습니다.
왜 이 친구는 여태도 떠나지 않았을까요?
아니면 아예 텃새로 터를 잡았을까요?
까닭을 알 순 없지만, 무척 반가웠습니다.
쉽사리 볼 수 없는 새니까요.
게다가 우리 땅에 오가는 새 중
곱기로 손을 꼽는 친구이기도 하고요.
얼른 휴대폰을 꺼내 카메라 앱을 켠 후,
슈퍼 망원렌즈를 선택했습니다.
사실 그간 휴대폰 카메라에서 가장 미흡한 부분이
망원 기능이었습니다.
말만 망원이었지 결과물이 언제나 마뜩잖았습니다.
그러니 망원으로 찍는 건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하나 최근엔 어느 정도 개선이 되었습니다.
웬만큼은 결과물이 나오니 말입니다.
먼발치에서 한발 물러나 사진 찍기엔 제격이기도 합니다.
슈퍼 망원 렌즈를 켜고 사진을 한 장 누르니
후투티가 찰칵 소리에 놀랐나 봅니다.
꽤 먼 거리였는데도 말입니다.
후투티가 고개를 들어 좌우를 살핍니다.
그 바람에 저는 호흡을 멈춰야 했습니다.
이 친구가 놀라서 날아가 버릴까 조심스러웠기 때문입니다.
한 호흡 내려놓고 주변을 둘러보니
주변에 다른 후투티가 눈에 띄었습니다.
두 마리였습니다.
조심스레 카메라 셔터를 눌렀습니다.
그 뒤로 풀을 헤치고 있는 또 다른 후투티 두 마리가 눈에 띄었습니다.
한 마리도 보기 힘든 터에 모두 다섯 마리를 보다니 행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달뜬 마음으로
조심스레 또 셔터를 누르는 순간
놀라 자빠질 뻔했습니다.
휴대폰 액정만 보고 있던 터에
그 액정 안으로 고양이 한 마리가 뛰어든 겁니다.
엉겁결에 셔터를 눌렀습니다.
휴대폰 액정엔 급습하는 고양이,
혼비백산하며 깃을 치는 후투티,
눈치를 못 챈 듯 태평한 후투티가 찍혔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사진의 결과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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