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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 낭독에만 4시간 25분... 5년 걸린 양승태 재판 ‘무죄’

류지미 2024. 1. 27. 03:27

 

양승태, 생일날 47개 혐의 무죄 "당연한 귀결, 재판부에 경의"

중앙일보

입력 2024.01.27 00:18

업데이트 2024.01.27 01:33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해 9월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른바 '사법농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 오전 일정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당연한 귀결이라고 봅니다. 명쾌하게 판단 내려주신 재판부에 경의를 표합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26일 무죄가 선고되자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동관 358호 중법정을 빠져나와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흰색 마스크에 짙은 회색 양복, 은회색 넥타이를 매고 출석한 양 전 원장은 이날이 공교롭게도 자신의 만 76세 생일이었다. 대법원장 시절 항상 단정한 모습으로 다녔지만, 5년간의 재판에 지친 듯 머리카락은 다소 헝클어지고 주름이 늘었다. 그러나 목소리에는 어느 때보다 홀가분함과 기쁨이 느껴졌다. 

 

판결문 낭독에만 4시간 25분... 5년 걸린 양승태 재판 ‘무죄’

 

https://www.youtube.com/watch?v=CsS9LscE2dg

 

2024년 1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사법 행정권 남용’ 사건 1심 판결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양 전 대법원장은 “명백하게 판결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입력 2024.01.26. 20:12업데이트 2024.01.26.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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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같이 선고합니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사법 행정권 남용' 재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뉴스1
 

서울중앙지법 형사35-1부 이종민 부장판사가 이른바 ‘사법 행정권 남용’ 사건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 전 대법관, 고영한 전 대법관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하자 방청석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26일 진행된 양 전 대법원장의 1심 선고 공판이 개정한지 4시간25분이 지날 때였다. 양 전 대법원장, 박 전 대법관, 고 전 대법관은 무죄를 선고받는 순간엔 담담한 표정이었으나, 재판이 끝나자 악수를 나누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재판은 개정 전부터 취재진과 방청객 등 80여명이 법정 앞에 한 줄로 길게 늘어섰다. 양 전 대법원장 재임 당시 일선 판사들의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무죄가 확정된 임성근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정운호 게이트’ 수사 당시 법원에 접수된 검찰의 영장 청구서나 수사 보고서 내용을 법원행정처에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신광렬 전 부장판사 등 후배 법관들도 이날 법정을 찾았다.

 

이날 선고는 오후 2시부터 4시간25분가량 진행됐다. 이 부장판사는 재판을 시작하며 “간략히 설명할 예정이지만 오늘 일과 중에 마칠지는 미지수”라며 “도중에 휴정할 수도 있고, 부득이하게 상당히 빠른 속도로 낭독할 수 있으니 양해해달라”고 했다. 이 부장판사는 오후 2시44분쯤 한숨을 짧게 내쉬고 목청을 가다듬은 것을 제외하면 휴정 전까지 2시간 10분동안 쉼없이 판결 이유를 읽었다. 판결이유 낭독이 길어지자 오후 4시10분쯤 10분간 휴정한 뒤 낭독을 이어갔다. 이 부장판사의 자리엔 500ml 생수 두 병이 놓여있었지만 그는 선고 도중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았다.

 
 

양 전 대법원장, 박 전 대법관, 고 전 대법관도 피고인석에 앉은 뒤 눈을 감은 채 선고를 들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미간을 찌푸린 채 선고를 들었고, 고 전 대법관은 선고 도중 마스크가 달싹거릴 정도로 짧게 숨을 들이쉬기도 했다.

 

재판부는 오후 6시23분쯤 판결이유에 대한 설명을 마친 뒤 양 전 대법원장 등 피고인을 모두 기립시켰다. 2분 뒤인 오후 6시25분 이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은 각 무죄”라고 선고했다. 수초간의 침묵이 흐른 뒤 방청객 수명이 박수를 쳤다. 양 전 대법원장, 박 전 대법관, 고 전 대법관은 바로 선 자세를 유지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부를 바라봤고,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은 맞은편 허공을 응시했다. 무죄를 선고받은 3명은 재판이 끝나고 재판부가 퇴정한 뒤에야 서로를 마주보며 웃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재판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에게 “명백하게 판결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은 소감을 밝히지 않고 법원을 떠났다. 이들에 대한 무죄 판결은 2019년 2월 기소된 지 1810일, 4년 11개월만에 나온 것이다.

 

한편, 양 전 대법원장이 4년 11개월여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이날은 양 전 대법원장의 생일이라고 한다. 한 법조인은 “양 전 대법원장이 큰 생일 선물을 받은 셈”이라고 했다.

 

 

이른바 ‘사법 행정권 남용’ 사건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6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명백하게 판결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경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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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순반대순관심순최신순
2024.01.26 20:46:57
양 전 대법원장의 무죄를 축하한다. 그러나 양 원장이 좌파정권의 사법 파괴에 얼마나 저항했는지, 아쉬움은 남는다. 양 원장은 헌법이 부여한 대법원장으로서의 권력과 권위를 누렸으나, 자신이 누렸던 사법부의 권위를 좌파 세력이 무력화하려 할 때, 본인은 얼마나 용기있게 저항했는지는 의문이다. 자신의 후배 판사들이 사법부 독립을 지키기 위해 무죄판결을 내린 것에 즐거워할 때 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또 다시 좌파정권이 들어섰을 때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막는데 양 전 원장이 두 팔 걷고 앞장서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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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6 20:40:45
재판부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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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6 20:42:45
정말 이 나라의 재판부는 정권따라 이리 저리로 흔들리는 갈대 같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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