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선이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여야 지지자들이 입 모아 비판하는 이들이 있다. 사전투표도, 본투표도 참여하지 않은 약 1400만명이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총선에는 총선거인 4428만11명 중 2965만4450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67.0%의 투표율로, 1992년 14대 총선(71.9%) 이후 32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반대로 말하면, 국민의 3분의 1인 33%는 투표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숫자로는 1462만5561명이다.
온라인에서는 투표소로 향하지 않은 이들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야권 지지자가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투표하지 않은 이들을 향해 “‘2찍(기호 2번을 찍은 보수 지지층을 폄하하는 말)보다 더 나쁘다” “놀기 급급하다. 1이든 2든 찍는 사람은 저마다의 권리를 행사하는 거니 비판할 수 없지만 투표도 안 하면서 궁시렁대는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나라를 망친다”고 비판했다.
여권 지지자가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투표 세 번 안 하면 투표권을 영구 박탈해야 한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이 모여서 1400만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기권도 권리’라는 주장도 나왔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힌 일부 네티즌은 “투표하지 않을 자유도 보장돼야 한다” “미투표 또한 유권자의 의사 표현”이라고 했다.
그러나, ‘무효표’와 미투표에 따른 ‘기권표’의 의미는 다르다는 게 정치권의 오랜 공식이다. 공직선거법은 ‘무효표’에 관해 정규 용지를 사용하지 않았거나, 어느 칸에도 표시하지 않는 경우, 2칸에 걸쳤거나 어디에 표시했는지 식별할 수 없는 경우 등 상세한 상황을 적시했다. 투표지를 접어 반대쪽에 잉크가 묻는 ‘실수’에 관해서는 무효표가 아니라는 것까지 적혀있다.
이 모든 가정은 투표했으나 ‘정상’으로 보지 않을 경우를 산정했다. 그러나, 기권표는 다르다. 사전에 인쇄했으나 투표하지 않고 남은 투표용지를 합산한 값이다. 즉, 투표하러 오지 않은 이들을 뜻한다. 총투표율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무효표와 기권표의 의미도 달라진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무효표는 ‘투표에 관심은 있으나 뽑을 사람이 없어서 안 뽑는다’는 의미인 반면, 기권표는 ‘투표에 관심이 없다’는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표를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애초에 관심 없는 기권표보다는 무효표를 던지는 이들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얻기 위해 공약을 내걸 가능성도 커진다.
전문가들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국민 뜻대로 정책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정치에 참여할 기회를 포기하면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의사 표시를 하지 않으면 국민들은 수동적인 형태로 정치권 싸움에 동원되는 존재에 불과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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