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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5년간 평화, 어디 날아갔나"…김정은 평가는 '유보'

류지미 2022. 4. 27. 05:14

文대통령 "5년간 평화, 어디 날아갔나"…김정은 평가는 '유보'(종합)

  • 뉴스1
  • 입력2022.04.27 01:31최종수정2022.04.27 01:44

손석희 전 앵커와의 특별대담…"尹, 北에 '버르장머리' 식은 부적절"

"핵보유 주장, 나무라야…진보 정부, 보수보다 평화·안보 잘 지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JTBC 손석희 전 앵커와 대담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22.4.26/뉴스1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김상훈 기자,박혜연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선제타격을 이야기한다든지,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대단히 거칠게 표현하는데, 버르장머리를 고친다든지 이런 식의 표현은 국방부 장관이나 합참의장, 이런 정도에서는 몰라도 국가 지도자로서는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JTBC에서 방영된 손석희 전 앵커와의 특별대담(대담 문재인의 5년) 두 번째 편에서 "언젠가는 새 정부도 북한과 대화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때를 생각한다면 말 한마디가 대화를 어렵게 만들 수 있고 그만큼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아마 그 점은 당선인이 북한을 상대해 본, 대화해 본, 또는 외교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며 "대통령 모드로 돌아와야 한다. 후보 시절의 모드와 대통령의 모드는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에 대한 평가가 여전히 긍정적이냐'는 물음에는 잠시 침묵한 뒤 "평가를 안 하겠다. 지금은 평가하기에 적절한 국면이 아니다"고 유보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 김 총비서를 긍정 평가한 것에 대해서는 "그때는 좋은 대화 파트너였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라며 "지금은 ICBM이 발사됐고 이건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다. 대화를 접겠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대화의 완전한 단절로 가게 될지 여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며 "나는 새 정부가 당연히 대화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미국과 긴밀한 공조 속에서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북한도 빨리 대화의 장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강하게 말을 해야 할 때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는 취지의 물음에는 "나는 정말 답답하다"며 "강한 말과 말의 대결이 초래하는 그 결과를 우리가 2017년에 생생하게 목격하지 않았나. 북한의 험악한 표현, 트럼프 대통령의 일종의 말폭탄 같은 표현들, 이런 게 순식간에 위기를 고조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우리가 군사적인 충돌 없이 응징하거나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는 것이 현명한 길이겠느냐"며 "그렇게 주장한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답답한 이야기"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과거 금강산이나 개성공단을 중단한 부분들이 그만큼 굉장히 아쉬운 것이다. 그 하나하나가 다 북한에 대한 압박 수단이나 제재 방법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독자적인 그런 수단은 전혀 없는 상태"라며 "대통령의 거친 말 표현이 유일한 길이라면 그야말로 딱한 처지 아니냐"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JTBC 손석희 전 앵커와 대담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22.4.26/뉴스1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국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물리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며 "동북아 지역에 완전히 도미노 핵 확산 현상이 벌어지게 될 테고 그래서 현실적이지 않다는 걸 넘어서서 정치인들이 삼가야 할 주장이다. 어처구니 없는 주장, 기본이 안 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무라야 한다. 이 주장에 대해서는 정말 좀 나무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에서 김 총비서와 어떤 대화를 했느냐는 물음에는 김 총비서가 "안전만 보장된다면 얼마든지 비핵화를 할 수 있는데 그런 진정성에 대해 국제사회나 미국이 불신이 심한 것 같다. 어떻게 하면 그런 불신을 해소할 수 있을까" 또는 "미국과 한 번도 회담 경험이 없는데 어떤 식으로 하면 되느냐"와 같은 질문을 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총비서는 비핵화와 대북제재 해제에 대해 단계적·동시적으로 주고받는 조건만 지켜진다면 "차근차근 비핵화를 영변까지 포함해 해 나가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같은 해 9월 남북정상회담 때 평양 능라도 연설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총비서)이 발언 시간이나 내용에 대해 일체 간섭하지 않고 그냥 '(평양 시민들에게 인사를) 해주면 좋겠다'고 전적으로 믿고 맡겨준 게 약간 조금 의외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근래 북한의 도발 탓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원위치로 돌아와 버린 듯하다는 질문에는 "그러면 5년간의 평화는 어디 날아갔나"라며 "(남북관계가) 끝까지 성사되지 못한 것에 대한 여러 가지 아쉬움이 있는 것이지, 그 과정이 비판받을 일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노무현·문재인 정부, 두 정부 동안 한 건도 북한과 군사적 충돌이 없었다. 반면에 이명박·박근혜 정부 땐 천안함, 연평도, 목함지뢰와 같은 군사적 충돌이 있었고 우리 군인들, 심지어 민간인까지도 희생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며 "누가 우리의 평화와 안보를 잘 지킨 것이냐. 진보 정부가 훨씬 잘 지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보훈 부분이 문재인 정부 들어 향상됐음을 언급한 뒤 "보수 정부는 이런 노력들을 기울이지 않은 채 그냥 막연하게 안보는 보수가 더 잘 챙기고 진보는 안보에 더 무능한 것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북한에서도 관심을 표명하고 미국도 지지하면서 북한에 제시할 종전 선언문에 대한 내용까지도 한미 간 의견 일치를 이뤘는데 이제 길은 멀고 날은 저물었다"며 "지금 저로서는 시간이 없는 게 아쉽다. 가급적 다음 정부로까지 이 대화의 기조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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