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주민들 규모 5.9 강진에 무방비 참변.. 1000명 이상 숨져
나기천
입력 2022. 06. 22. 23:17 수정 2022. 06. 22. 23:22
아프간서 한밤중 규모 5.9 강진 참사
새벽 1시경, 주민들 잠자다 무방비 참변
진원 얕아 충격 지면에 고스란히 전달
수도 카불 넘어 파키스탄까지 흔들려
구조물 없이 지은 흙집 충격에 취약
대다수 지붕 내려앉으며 피해 입은듯
탈레반 당국 헬리콥터 등 동원 구조·수색
아비규환 아프가니스탄 동남부에서 규모 5.9 강진이 발생해 1000명 이상이 숨진 22일(현지시간) 새벽 아프간·파키스탄 국경 인근인 파크티카주의 한 마을에서 주민들이 부상자를 담요에 싸서 황급히 옮기고 있다. 파크티카=AP연합뉴스
외신과 현지 매체, 미국지질조사국(USGS),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 등의 정보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1시24분 아프간 남동부 파키스탄 국경 인근인 파크티카주에서 규모 5.9의 지진이 발생했다.
파크티카주 탈레반 정부 문화공보국장인 아민 후자이파는 스푸트니크 통신에 “이번 지진으로 1000명 이상이 숨졌고 150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진원 깊이가 10㎞에 불과한 이 지진은 수도 카불은 물론 인접한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펀자브 등 수백㎞ 떨어진 곳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될 정도로 위력이 컸다.
과거에도 아프가니스탄 시골 주택은 강진급에 미치지 못하는 지진이나 홍수에 맥없이 무너져 큰 인명 피해를 유발하곤 했다. 또한 이번 지진의 진원 깊이가 10㎞에 불과해 지진 충격이 고스란히 지면으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지진 진원이 얕고 규모가 크면 피해가 커진다. 지진 발생 시간이 오전 1시 24분으로 한밤중이라 주민 대부분은 잠을 자다가 무방비 상태에서 무너진 주택에 깔려 피해는 더욱 커졌다. 어린이 1명을 제외한 한 가족 17명이 무너진 집에서 한꺼번에 사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25개 이상의 마을이 완전히 파괴됐다는 정부 측 관계자의 설명도 있었다.
아직 산간 외딴 지역 등의 피해는 집계되지도 않은 상태라 구조 작업이 진행될수록 사상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구체적인 인명 피해 집계조차 제대도 되고 있지 않다. 파키스탄과의 접경 지역이라 탈레반 정부의 행정력이 촘촘하게 미치지 못한 피해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탈레반 집권 이후 언론과 국제구호단체의 현지 네트워크도 크게 위축됐다.
내무부 관계자인 살라후딘 아유비는 로이터통신에 “일부 마을은 산간 외딴곳에 자리 잡고 있어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탈레반 당국은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구조와 수색에 나섰다. 피해 지역에 의약품 등 구호 물품도 전달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적신월사는 4000장의 담요와 800개의 텐트 등을 피해지역으로 보냈다. 미국 철수 뒤에도 아프가니스탄에 남아 있던 이탈리아 의료지원팀은 7대의 앰뷸런스와 의료진을 지진 피해 지역으로 급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망자와 부상자를 위한 기도를 제안했다.
날이 밝자 생존 주민이 지진에 폭격을 받은 듯 처참하게 무너져내린 흙집을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파크티카=AP연합뉴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세계일보 & 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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