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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을 안다는 것

류지미 2022. 7. 17. 17:50

“구름은 희고 산은 푸르며, 시냇물은 흐르고 바위는 서 있다. 온갖 자연은 이렇듯 스스로 고요한데, 사람의 마음만 공연히 소란스럽구나.”

‘소창청기’라는 옛 책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맹자 성선설 인의예지

–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 뜻

 

중국의 맹자는 성선설을 앞세운 유교적 사상으로 모든 인간은 선하게 태어난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사자성어로 측은지심과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이 존재합니다.

 

이를 맹자의 사단(四端)이라고 말하며 무슨 이유로 맹자가 인간이 갖춰야 하는 마음가짐과 심성을 네 가지로 한정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근원에는 인의예지가 포함돼 있습니다.

 

인의예지

  • 인(仁) : 곤경에 빠진 사람을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
  • 의(義) : 불의를 보면 부끄러움과 함께 분노를 느낌
  • 예(禮) :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양보할 줄 아는 미덕
  • 지(智) : 학문을 연구하고 옳고 그름을 가리는 행위

유교에서 말하는 윤리의 중심인 4가지 항목은 인간의 본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성선설의 근거로 삼았으며 수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중국을 포함한 동양의 주요 사상이 되었습니다.

 

1) 측은지심

슬퍼할 측(惻), 근심할 은(隱), 의 지(之), 마음 심(心)

2) 수오지심

부끄러울 수(羞), 미워할 오(惡), 의 지(之), 마음 심(心)

3) 사양지심

말 사(辭), 사양할 양(讓), 의 지(之), 마음 심(心)

4) 시비지심

옳을 시(是), 그를 비(非), 의 지之, 마음 심(心)

 

곤경에 처한 사람을 측은하게 여기고(惻隱之心, 측은지심),

의롭지 못한 일에 대해서 부끄러워하라는(羞惡之心, 수오지심) 가르침

 

사양하는 마음(사양지심/辭讓之心),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마음(시비지심/是非之心)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마음(추미지심 /追美之心)


쓸 사람을 알아보는 리더의 자질에 대해,

“그럼, 쓰임을 당하고 싶은 사람은 어떻게 리더의 마음을 얻습니까?”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첫째, 선한 의지. 칸트의 ‘선한 의지’이다.

칸트는 자신을 경탄케 하는 것은 오로지 세상에 두 가지밖에 없으니

그 둘은 바로 머리 위에 별이 빛나는 하늘과 마음속에 늘 살아있는 도덕률(양심)이라고.

 

늘 시계처럼 정확히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하는 칸트가 경탄과 더불어 왜 ‘선한 의지’를 말하는 걸까 .

수백 년 전 죽은 철학가의 ‘선한’ 의지는 이성만으로 불가능하고, ‘선함’은 한 사람의 사람됨 전체를 요구하는 것이리라.

두 번째, 진실무망한 ‘직(直)’을 통해 길러진 호연지기. 맹자의 호연지기다.

성선설을 주장한 맹자는 인간은 본성으로 인의예지를 타고난다고 했고, 이는 각각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그리고 시비지심으로 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이 호연지기를 길러주는 것이라 대답했다는 맹자에게 그 제자가 호연지기는 어떻게 키우느냐고 묻자, 내적으로 진실무망한 직(直), 올곧음 그리고 의, 즉 의로움으로 키운다고 대답했다. 우주의 기운을 받아 그걸 다 갈무리하는 그릇이 되는 게 호연지기를 익히는 것일 테다. 바로 스스로 올곧고 의롭게 닦아세우는 마음이 관건이다.

세 번째, 역사의식이다.

어떠한 글을 남길 것이며 자녀와 후손에게 어떠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인가의 문제다.

모든 개인이 자신의 삶이 말과 글과 기억과 영향력으로 역사를 이룬다는 것을 알면 자신의 삶에 더 진솔해지지 않을까.

인연이 오는 것도 참으로 힘든데, 오는 인연의 마음을 얻기는 더 힘든 것 같다.

사람됨의 정수가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 하겠다.

스승 공자를 따라 삶보다 의(義)를 택했던 亞聖 맹자

 

“나는 죽음이 싫지만 죽음보다 더 싫은 것은 옳은 일을 행하지 못하는 것이다”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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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1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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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dJgYQX4O_4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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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양 주실마을은 한양 조씨 집성촌입니다. 큰 시인, 올곧은 학자 조지훈이 태어난 종갓집 정면에 붓처럼 끝이 뾰족한 문필봉이 솟아 있습니다.

그 기운을 받았는지 일흔 가구 마을에 교수 열넷, 교장 열아홉이 나왔습니다. 집안 가훈은 "재물, 사람 문장을 빌리지 않는다"는 '삼불차'. 비굴하게 머리 숙이지 않고 꼿꼿하게 살자는 다짐입니다.

주실마을이 낳은 원로 역사학자 조동걸이 신문배달을 하며 고학하던 중학생 때 일입니다. 트럭을 얻어 타고 고향 가는 길에 운전사를 따라 여관에 묵었다가 돈이 없어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그는 어른이 되자 여관비를 갚으러 여러 번 찾아갔지만 옛 여관 주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결국 중환을 앓던 여든세 살에 그곳 면장에게 50만원을 보내 동네 여관들을 위해 써달라고 부탁한 뒤 세상을 떴습니다.

수치심과 죄의식, 자존감은 마지막 순간까지 사람을 사람답게 해주는 마음의 기둥입니다. 부끄러움이란, 자존심이 있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니까 말입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기소됐습니다. 검찰에서 가장 막중하고 막강한 조직의 수장이 법정에 서는 초유의 일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검찰의 꽃' 이라는 서울중앙지검의 2백일흔 명 검사들이, 수사방해 혐의를 받는 형사 피고인의 수사지휘를 받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게 됐습니다.

오늘 본인이 관련된 사건 수사에 대해 회피 신청을 해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한 셈이지만 바꿔 말하면 다른 사건은 계속 지휘하겠다는 뜻입니다. 즉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 겁니다.

그가 스스로 물러나지 않겠다면 남은 방법은 인사조치뿐입니다. 하지만 박범계 법무장관은 "기소된다고 다 직무배제 되는 것은 아니라"고 미리 보호막을 둘러쳤습니다. 말단 공무원도 기소되면 일단 직무에서 배제하는 게 상식입니다. 그런데 이 지검장은 한 술 더 떠 유임과 승진 가능성이 거론되는 지경입니다.

고백과 성찰, 구도의 시인이 부끄러움을 말했습니다. "그것은 인간 양심의 증표요. 인간 구원의 싹수다" 아무리 수치를 모르는 난세라곤 해도,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길마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5월 13일 앵커의 시선은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