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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캐꽃, Violet : 제비꽃과에 속한 다년생풀

류지미 2023. 6. 19. 08:11

 

우량카이라는 이름은 명나라에서는 북방 이민족을 가리키는 대명사가 되었고, 이것이 조선에서 '오랑캐'로 불리기 시작...

 

 蠻(오랑캐 만), 狄(오랑캐 적), 夷(오랑캐 이)

 

고비 사막의 북방(주로 몽골을 가리킴) 동부에 할거하던 몽골계 종족인 우량카이족에서 유래한 이민족에 대한 한국어 멸칭. 사실상 야만인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중세 몽골어로 삼림민을 뜻하는 우량카이(Uriankhai)에서 유래했는데 중세 몽골인들이 투바인들을 비하할 때 쓰이던 말이기도 하였다. 특히 원나라 때 중국 문화를 받아들여 중원으로 이주한 일부 몽골족은 중원으로 이주하지 않고 여전히 초원이나 사막에서 유목생활을 하는 몽골족들과 다른 유목민들을 야만족으로 여기며 멸시했을 것으로 보인다.

사하 공화국의 원주민 사하인들은 스스로 우랑카이(용감한 무사)라고 부르는데 우리가 경멸해 부르던 오랑캐라는 말과 연관될 수도 있다.

현대에는 후진국 또는 독재국가의 국민들을 비하하는 멸칭으로 쓰이기도 한다.

 

중국 한족 혹은 중국인을 싸잡아 욕하는 말인 되놈(떼놈)의 어원은 도이인데 도이는 고려시대부터 거란족이나 여진족 등의 이민족을 가리키는 말로 '북쪽 놈'이라는 뜻을 갖고 있고, 때때로 뜻을 달리하여 섬 오랑캐라는 뜻으로(島夷) 왜구를 가리키는 단어로도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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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캐꽃, Violet  

 

오랑캐꽃, a violet  : 제비꽃과에 속한 다년생풀

 

[김인철 칼럼] ‘멸종위기 우리 꽃’-선제비꽃

 

[김인철의 들꽃 여행]

자생지 두 곳뿐인 ‘귀한 몸’ 선제비꽃.

학명은 Viola raddeana Regel. 제비꽃과의 여러해살이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경기도 연천에서 최근 새로 발견된 선제비꽃 자생지. 제법 많은 개체가 옹기종기 모여 꽃 핀 모습이 정답기 그지없다. @사진 김인철

 


정이월 다 가고 삼월이라네 /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면은 / 이 땅에도 또다시 봄이 온다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주오.

<장사익의 노래 ‘아리랑’에서>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춘삼월, 제비가 돌아오듯 봄이면 이 땅 곳곳에서 어김없이 피어난다고 해서 ‘제비꽃’이라 불립니다. 작지만 앙증맞은 꽃 생김새가 물 찬 제비처럼 날렵해 보인다고 해서 제비꽃이라 불린다고도 합니다.

사진 김인철


제비꽃의 명명(命名) 해석도 제각각이지만, 아예 이름도 제비꽃 외에 오랑캐꽃이니 장수꽃, 씨름꽃, 앉은뱅이꽃, 가락지꽃, 병아리꽃, 외나물 등 여럿입니다. 그중 가장 생뚱맞게 들리는 것이 오랑캐꽃. 제비꽃이 지천으로 가득 피는 때에, 지난가을에 거둔 양식은 바닥나고 햇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은 5~6월 춘궁기(春窮期)에 중국 변방의 오랑캐들이 툭하면 쳐들어오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이용악은 ‘오랑캐꽃’이란 시에서 “너의 뒷모양이 머리채를 드리인 오랑캐의 뒷머리와도 같은 까닭이라 전한다.”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너는 오랑캐의 피 한 방울 받지 않았건만 오랑캐꽃”으로 불린다며 “두 팔로 햇빛을 막아 줄게/ 울어 보렴. 목 놓아 울어나 보렴” 하며 오랑캐꽃의 억울함을 대변한 바 있습니다.

높이 30~50cm로 곧게 선 선제비꽃. 댓잎처럼 길쭉한 잎의 겨드랑이에서 위로 길게 뻗은 꽃자루 끝에 꽃송이가 하나씩 달려 있다. 5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잎겨드랑이를 따라 올라가며 차례로 꽃이 핀다.@사진 김인철


이렇듯 우리에게 친숙한 제비꽃이 실상은 다 같은 이름의 하나의 식물이 아닙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오른 종만 해도 가지제비꽃부터 흰털제비꽃까지 자생식물 65종, 삼색제비꽃 등 재배식물 18종, 창원제비꽃 등 외래식물 2종 등 무려 95종이나 됩니다. 삼색제비꽃은 유럽 원산의 제비꽃을 개량한 한해살이 또는 두해살이풀로, 팬지(pansy)라고 불리며 봄철 화단이나 화분에 흔히 심는 원예식물입니다.

사진 김인철


그런데 친숙한 제비꽃이 다 흔한 건 아닙니다. 환경부가 법정보호종으로 지정한 92개 멸종위기 야생식물 가운데 무려 4개나 포함돼 있지요. 넓은잎제비꽃, 왕제비꽃, 장백제비꽃, 선제비꽃이 바로 그들입니다. 특히 선제비꽃의 경우 이미 알려진 경기도 수원 등의 자생지가 파괴되면서, 단 한 곳에서만 명맥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져 그야말로 비상등이 켜졌었습니다. 다행히 종전 발견 기록이 없던 경기도 연천에서 몇 해 전 새 자생지가 발견되면서 한숨을 돌린 상태이기는 합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러시아 극동과 중국 동북 3성, 일본 혼슈 및 규슈 등 동북아시아에만 드물게 분포하는 멸종위기식물이라는 게 현진오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장의 설명입니다.

1cm 안팎의 꽃은 앞은 흰색, 뒤는 보라색을 띤다.@사진 김인철


“저지대의 습지에서 갈대나 물억새와 같은 정수식물에 기대어 산다. 국내에는 경기도 수원과 양산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6월에 꽃이 피고, 열매는 삭과로 6~7월에 익는다. 국내에 분포하는 제비꽃 식물 중에서 높이 70cm까지 자라는 대형 종이다.” 경남 낙동강 하구 자생지의 입간판 설명입니다. 대형 종이라고는 하지만, 양산과 연천의 습지에서 만난 선제비꽃의 실제 모습은 키 30~50cm 정도의 가냘픈 풀꽃이었습니다. 1cm 안팎의 꽃은 곧게 선 줄기에 어긋나기로 나는 잎의 겨드랑이에서 위로 솟아나는 5~10cm의 꽃자루에 하나씩 달립니다. 꽃 색은 앞면은 흰색, 뒷면은 보랏빛을 띱니다. 꽃 피는 시기는 5월 하순부터 6월 말까지로 장백제비꽃과 더불어 국내 자생 제비꽃 가운데 가장 늦습니다.



사진 김인철

출처 : 논객닷컴(http://www.nonga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