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峯子의 노래' (1934)- 蔡奎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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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峰子의 노래' (1934)
유도순 작사/ 이면상 작곡/ 노래 채규엽
사랑의 애닯흠을 죽음에 두리
모든 것 잊고잊고 내 홀로 가리?
사러서 당신 안해 못될 것이면
죽어서 당신 안해 되여 지리다.
당신의 그 일홈을 목메여 찾고
또 한번 당신 일홈 불르고 가네.
당신의 구든 마음 내 알지마는
괴로운 사랑 속에 어이 살리요?
내 사랑 漢江 물에 두고 가오니
千萬年 漢江 물에 흘너 살리다.
'봉자의 노래'에 얽힌 이야기
<峰子의 노래>는 金峰子라는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해서 만들어져 1930년대 사회상의 단면을 유감없이 보여 주고 있는 독특한 유행가입니다. 노래의 주인공 김봉자는 당시 종로에 있는 어느 카페에서 여급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경성제대 의학부를 졸업한 의사 盧炳雲과 만나 서로 사랑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카페 여급을 거의 서양판 기생 정도로 보고 있었으므로,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지기에는 환경의 차이가 너무나 컸습니다. 게다가 노병운은 이미 처자식이 있는 有婦男이기도 했습니다. 몰래 엮어온 안타까운 사랑은 결국 노병운의 아내가 그 사실을 알고 경찰서에 진정을 하면서 파국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절망과 죄책감을 견디다 못한 김봉자는 한강물에 몸을 던져 자살을 했고, 이 사실을 전해들은 노병운 역시 다음날 김봉자가 투신한 바로 그 장소에서 김봉자의 뒤를 따르고 말았습니다. 이 사건은 1933년 9월에 일어났는데, 거의 한 달 동안 장안의 신문지면을 장식할 정도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봉자의 노래>는 사건이 일어난지 석달 남짓만에 1934년 1월 신보로 콜롬비아 레코드에서 발표되었으며 (음반번호 40488), 유도순 작사, 이면상 작곡으로 당대 최고의 가수로 꼽히던 채규엽이 노래했습니다.
사랑의 애닯흠을 죽음에 두리
모든 것 잇고잇고 내홀로 가리
사러서 당신 안해 못될 것이면
죽어서 당신 안해 되여 지리다
당신의 그 일홈을 목메여 찻고
또한번 당신 일홈 불르고 가네
당신의 구든 마음 내 알지마는
괴로운 사랑 속에 어이 살리요
내사랑 한강 물에 두고 가오니
천만년 한강 물에 흘너 살리다 <봉자의 노래>(1934)
이렇게 5절까지 이어지는 가사는 비극적인 사랑의 애처로움을 절절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봉자의 노래>에 이어 그 다음 달에는 역시 콜롬비아 레코드에서 <병운의 노래>도 발매가 되어, 두 사람의 사랑이 노래로나마 완성이 되었던 것입니다.
영겁에 흘으는 한강의 푸른물
봉자야 네뒤 따라 내 여게 왓노라
오 님이어 그대여 나의 천사여
나 홀로 남게 두고 어데로 갓나
수면에 날아드는 물새도 쌍쌍
아름다운 한양의 가을을 읊건만
애끗는 하소연 어데다사뢰리
나의천사 봉자야 어데로갓노
그대를위하야서 피까지주엇거든
피보다도더붉은 우리의사랑
한강깁흔물속에 님뒤를따르니
천만년영원히 그품에 안어주 <병운의 노래>(1934)
병운(炳雲) 의 노래 (채규엽 노래 -1934년)
https://www.youtube.com/watch?v=ERJFiw5aafA
<병운의 노래>는 김동진 작사, 일본 엔카의 아버지, 코가 마사오(古賀政男,こがまさお,1904-1978) 작곡으로 지은이는 '봉자의 노래'와 다르지만, 노래는 역시 채규엽이 불렀습니다. (음반 번호 40490). <봉자의 노래>는 몇해 전에 나온 복각음반에도 실려 있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이는 사실 <병운의 노래>입니다. 아마도 제목을 표기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유행가 앨범] 차갑고 푸른 한강 물 속에 사라진 사랑의 꿈, 봉자의 노래(채규엽)
https://www.youtube.com/watch?v=fyWZSlxS5VQ&t=326s
병운(炳雲)의 노래 [봉자(峯子)의 노래] - 채규엽
https://www.youtube.com/watch?v=l58GotFyIBc
채규엽-병운의 노래.봉자의 노래. Taeho Rhree님 희망곡
병운(炳雲)의 노래 [봉자의 노래 峯子の歌] 계몽기가요
https://www.youtube.com/watch?v=GvxhVXMcIV4
※1933년 9월 27일자 조선일보 - 자살증도 유행병?
‘카페 껄’과 의대생 사랑의 종착지.
추석을 1주일 앞둔 1933년 9월 27일,
한강 인도교에서 한 여자가 투신을 했다.
‘자살도 유행처럼’ 성행하던 당시, 한 여자의 투신은 큰 관심을 끌기 어려웠다.
조선일보는 28일자 석간에서‘카페 여급 한강에 투신’이란 기사로 간단히 처리했다.
하지만 이튿날 조간에선 3단 기사로 커져, 더욱 상세한 내용이 전해졌다.
기사에 따르면,
카페‘엔젤’의 여급인 봉자(峯子)의 본명은 김갑순(20)으로,
“붉은 등불 아래 푸른 등불아래 생활해오다, 그 곳에 출입하는 의사와 사랑을 속삭이게 됐다” 고 전했다.
상대는 처자가 있는 사람이었다.
본부인이 찾아와 난리를 치렀고, 경찰에 고소해 불려가기도 한 수모 끝에, 한강 인도교에서 투신했다.
뻔한 스토리였다.
그럼에도 기사가 확대된 것은, 워낙 미모였던 그녀가‘상해 공산당의 세포였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튿날(29)일 장안이 발칵 뒤집혔다.
‘봉자’의 상대였던 청년 의사가 뒤따라 한강에 투신했기 때문이다.
이날자 도하 각 신문은 일제히 이‘사랑의 순사(殉死-따라죽음)’를 대서특필했다.
‘카페 껄’ 애인을 따라 자살한 이는 경성제대 부속병원 내과 조수 로병운(盧炳雲 28)이었다.
식민지 치하 가난과 질병, 남편의 학대 등으로 자살 소식이 그칠 날이 없었다.
각 신문마다 지면에는 툭하면‘자살하는 것이 근래에 한 유행병 같이 되는 모양’( 1923.3.27),
‘자살증도 유행병’(1923.11.6),
‘대구에 자살유행’(1933.11.5),
‘봄은 감상적! 자살유행’(1936.2.8),
‘철도자살 유행’(1938.6.10) 같은 우울한 기사가 간단없이 등장했다.
- 조선일보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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