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신사 한동훈, 정치 카르텔에 맞서다”…그들이 열광하는 이유
심규진 교수, 한동훈 신드롬 분석
“핏이 좋은 수트발로 멀쑥한 왕자님을 연상시키는 강남 신사 스타일의 한동훈 장관은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도 자신만의 능력으로 586 정치 카르텔의 부당한 탄압에 맞선다.”
심규진 스페인 IE대학 교수는 최근 펴낸 책 ‘73년생 한동훈’에서 다가오는 총선을 앞두고 급부상 하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능력주의를 이렇게 설명한다. 2024년 총선에서 여당의 히든카드가 될 한 장관은 최근 압구정 현대고 동창인 배우 이정재씨와의 인연에서부터 관련 테마주의 급부상까지 연일 신드롬을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그런 그를 보면서 궁금증이 생긴다. 과연 무엇이 한동훈 신드롬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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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배우 이정재.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11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심규진 교수는 최근 저서인 ‘73년생 한동훈’을 통해 보수가 한동훈 장관에게 열광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분석했다. 심 교수는 이 책에서 한 장관의 능력주의는 ‘세련됨’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한동훈이 쓰는 능력주의의 서사는 쿨하고 세련됐다는 차별화된 특징이 있다. 기존의 능력주의가 가지고 있는 촌스러운 짠내, 동정과 눈물을 요구하는 신파가 없다는 것”이라며 “강남 신사 스타일의 한동훈 장관은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도 자신만의 능력으로 586 정치 카르텔의 부당한 탄압에 맞선다. 정적의 탄압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나서서 위엄을 지켜내는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이것은 정치적 계파나 특정 팬덤이 지켜준 것이 아니다며 오로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개인기, 즉 탁월한 전문성과 시대를 읽어내는 남다른 직관과 혜안으로 돌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책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 장관의 관계를 과거 조선시대 태종과 세종의 정치적 관계에 빗댄다. 왕자의 난 등 손에 피를 묻혀가며 왕위에 오른 태종과 그런 태종과는 반대로 묵묵히 자신의 능력을 갈고 닦은 성군이었던 세종의 관계가 마치 두 사람과 같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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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진 스페인 IE대학 교수
심 교수는 정치무대에 데뷔하기 전부터 비정치 계층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한 장관의 팬덤에 대해 한국 정치사상 유례가 없는 현상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결론적으로 계파정치와 팬덤정치를 거쳐온 한국 정치 지형은 이제 ‘능력주의’와 ‘실용주의’의 트렌드로 전환되는 시기라고 봐야 한다”며 “능력주의의 끝판왕 격인 한동훈이 귀족적 매력으로 단단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은 그의 정치적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팬덤 자체에 매몰되지 않을 만한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엘리트 관료의 정체성은 한동훈의 정치적 내구성을 가늠하게 하는 한 요소”라고 평가했다.
◆’김건희 혐오’를 동력으로 삼는 좌파정치의 저열함
이 책은 한 장관에 대한 분석 뿐만 아니라 현재 야당과 586 기득권 정치세력에 대한 냉정한 비판도 함께 담고 있다.
심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혐오를 민주당 등 야권이 정치적 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 책에서 심 교수는 “소위 말해 페미니즘 팔이를 하는 좌파 여성 단체들이라면 정치적 영향력이 강한 여성이 성적으로 농락 당하고 정치적 희생양이 되는 그 억압의 근원과 역사적 기제를 모를 리 없거늘 그 어느 한 사람 이에 대해 문제 제기하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것”이라며 “어느 누구의 말대로 ‘진짜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는 일갈을 던지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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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여의도연구원 출신인 심 교수는 보수 여성 정치인에 대해 냉정한 판단도 내놓았다. 심 교수는 “보수 여성 정치인들이 서로 견제하고 각자도생하는 모습 말고, 댄스 여가수의 신구세대가 뭉친 ‘댄스 유랑단’처럼 서로의 목표를 격려하고 멘토와 멘티가 되어 고단함을 녹여주는, 여성 정치인만이 공감하는 지점들을 보여주면 어떨까”라며 “많은 여성들이 걸크러시에 열광한 이유를 정치에서 찾을 수 있다면, 그리고 여성 정치인들이 징징거리지 않고 자신만의 능력으로 인정받기 원하는 많은 여성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보수가 영역을 확장하는 솔루션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언급했다.
심 교수는 2014년 싱가포르 경영대학교와 호주 멜버른 대학교를 거쳐, 2022년부터 스페인 IE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및 디지털 미디어 조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 학사와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에서 텔레커뮤니케이션 석사, 시라큐스 대학에서 매스커뮤니케이션 분야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21년에는 여의도연구원 데이터랩 실장으로 활동하며 정책 개발을 위한 여론 동향 분석과 전략 수립 등에 참여했다. 미국 유학 전에는 기자와 포털 매체 미디어다음 뉴스 파트장으로 활동하면서 이명박, 원희룡, 이문열, 진중권, 추미애 등 유명 정치인 및 대중문화계 인사 백여 명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세계일보
‘한동훈 신드롬’ 분석한 심규진 교수 “이준석과 한동훈 차이는‘인물 매력도’와 ‘정치 내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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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교수는 오늘(19일) 오전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한 장관은 사람들에게 친하게 다가가는 매력이 있는 것 같고 이준석 전 대표는 대중적인 이미지가 '싸움닭, 분열과 갈등, 혐오'로 인식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심 교수는 "인물의 매력도 차이가 크고, 정치적인 내구성이라는 인내심의 차이도 논하고 싶다"면서 "이 전 대표는 당내 정치를 계속 노출하는 정치를 하는데 한 장관도 그런 게 있겠지만 항상 메시지가 일관되고 안정감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싸움의 대상을 넓히며 정치적 입지를 좁혔는데 한 장관은 민주당 강성 세력, 막말을 하는 사람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이 전 대표가 이대남의 대표주자로 관심을 받았지만 이후 구체적인 아젠다가 나오지 않았고 정치공학적인 것으로 주목받은 반면, 한 장관은 이민청, 전세 사기, 마약 범죄 이슈 등으로 정책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두 사람의 차이를 설명했습니다.
심 교수는 한 장관의 등장으로 86운동권의 낡은 정치가 교체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습니다. 한 장관 세대, 소위 70년대생 X세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다 겪은 세대로 K팝 문화나 K컬쳐를 주도했다면서 세대 연결자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심 교수는 "70년생들이 나서야 보수 진영의 외연 확장이 될 수 있다"면서 MZ세대와 86세대를 잇는 연결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노은지 기자 roh@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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