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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판 뛰어드는 검사들, 與野 최소 45명

류지미 2024. 1. 31. 04:17

총선판 뛰어드는 검사들, 與野 최소 45명

조동주 기자 외 2명
입력 2024-01-31 03:00업데이트 2024-01-31 03:00
 
총선 D―70, 전현직 대거 출마 채비
與 31명 ‘尹 국정 뒷받침’ 등 내걸어
野선 반윤 검사 출신 등 14명 시동
전략-비례공천 결과따라 더 늘수도
 
 
4·10총선이 7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가 예상되는 전·현직 검사가 최소 45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최소 31명의 전·현직 검사가 검사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겠다며 출사표를 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제3지대 등 야권에선 ‘반윤(반윤석열)’을 표방한 현직 검사들을 포함해 최소 14명이 시동을 걸고 있다. 특히 앞으로 각 당의 전략공천과 비례대표 공천 등에 따라 검찰 출신 후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동아일보가 30일 각 당 예비후보 등록자와 출마 선언 등을 전수 조사한 결과 검사 출신 입후보 예정자는 최소 45명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원 당선 이력이 없는 19명을 포함해 31명이 국회의원 배지에 도전한다. 이들은 대부분 윤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영남 등 텃밭을 노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주진우 전 대통령법률비서관은 하태경 의원이 서울 출마 선언을 하면서 떠난 부산 해운대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원모 전 대통령인사비서관은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서울 강남권 출마가 거론된다. 검찰에서 윤 대통령과 오랜 시간 함께한 법조인들도 국민의힘 점퍼를 입고 공천을 노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서울법대 동기인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서울 송파갑, 노승권 전 검사장은 대구 중-남에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에서도 ‘반윤 검사’와 이재명 대표 측근임을 내세우는 전·현직 검사 12명이 호남 등 텃밭 공천을 바라고 있다. 이들 중 7명이 정치 신인이다. 이 대표의 법률특보이자 변호인으로 활동 중인 박균택 전 고검장은 광주 광산갑, 이 대표 대선캠프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양부남 전 고검장은 광주 서을에 출마한다.

공직자가 공직선거법상 출마 시한인 선거일 90일 전까지 사표를 냈다면 사표가 수리되지 않아도 출마가 가능하다고 본 이른바 ‘황운하 대법원 판례’를 이용한 현직 검사 출마도 이어지고 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국민의힘에 입당해 출마를 선언한 김상민 대전고검 검사에 대해 해임을 권고했지만, 사표를 미리 낸 상태라 징계를 당하더라도 출마엔 문제가 없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회’에 참여했던 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전남 순천에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윤석열 사단은 검찰 하나회”라고 비판한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전북 전주 출마를 검토 중이다.

법조계에선 공무원 출마를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취지와 대법원 판례가 맞지 않는 만큼 사표가 수리되지 않으면 출마를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전직 검찰총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직자가 출마 전 공직을 떠나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규정은 공직 권한의 남용과 신뢰 훼손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대법원 판례는 법 규정의 정신과 어긋난다.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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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구민기 기자 k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