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조국 후원회장 맡은 ‘태백산맥’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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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81) 작가의 대하소설 3부작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은 지금까지 1500만부가 넘게 팔렸다. 분단과 이념의 아픔을 담아낸 작가의 시대정신에 대중이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7개월간 탈장(脫腸)을 앓으며 소설 ‘한강’ 집필을 끝내고서야 수술을 받았다는 조 작가는 치열한 작가 의식으로도 유명하다. 올해 등단 54년을 맞은 그는 에세이 ‘황홀한 글감옥’에서 “작가는 오로지 진실만을 말해야 하는 존재”라며 “가엾고 억울하게 당하는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일이 제 가슴에 정면으로 부딪쳐와 통증을 일으키고는 했다.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는 것, 그것이 작가 의식”이라고 했다.
조 작가가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린 건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이었다. 당시 문 정부의 ‘토착왜구 반일몰이’에 편승한 조 작가는 “일본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친일파가 된다. 150만명의 친일파를 징벌하는 법을 만들어 단죄해야 한다”고 말해 사람들을 당황케 했다.
과거 ‘태백산맥’으로 국가보안법 수사를 받을 때 “사실을 사실이라고 말하는 진실을 쓰고자 했다”고 한 조 작가는 이후 서류 조작과 허위 발언으로 유죄를 받은 최강욱 전 의원과 어울리며 입시 비리 재판을 받던 정경심씨를 선처해 달라는 탄원서를 썼다. 최근에는 총선 참여를 선언한 조국 전 장관의 후원회장을 맡아 “많은 시민들이 도와줘야 한다. 조국 신당 후원에 적극 동참해 달라”며 모금을 호소했다.
조 작가는 작년 말 황금 만능주의를 배격하는 신작 ‘황금종이’를 펴낸 뒤 “작가는 작품을 쓸 때마다 새로운 것을 대중들과 함께 깨달으려 하고 대중들과 함께 토론하고 싶어한다”며 “저는 이번에 돈의 노예가 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범죄 사실로 각종 돈벌이에 나선 조국 일가의 행태를 보며 조 작가가 지탄했던 돈의 노예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 건 아이러니다. 조 작가가 그토록 함께 호흡하려 했던 대중들의 조국 신당 반대 여론은 찬성보다 2배 이상 높다. 조 작가가 평생 추구해 온 작가 정신이라는 게 결국 조국이었던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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