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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 복당’ 나선 김남국… 조수진 “배지 주웠다더라”

류지미 2024. 3. 21. 05:09

‘꼼수 복당’ 나선 김남국… 조수진 “배지 주웠다더라”

김상윤 기자입력 2024. 3. 21. 03:04
 
자신만만 민주당, 국민 위에 섰다
무소속 김남국 의원, 조수진 변호사./뉴스1·뉴시스

 

고액의 ‘코인 거래’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김남국 의원이 민주당 주도 야권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20일 입당했다. 총선 이후 민주당에 흡수합병될 가능성이 큰 상황을 감안하면 ‘우회 복당’ ‘꼼수 복당’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강북을 공천을 받은 조수진 변호사는 이날 “길에서 배지 줍는다”고 말했다. 국회 제1당의 유권자 모독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남국 의원은 이날 더불어민주연합에 입당 원서를 냈다. 윤영덕 대표는 통화에서 “이번 총선이 중요하기 때문에 힘을 보태주실 분들은 함께해 달라는 마음으로 계속 얘기해왔고, 무소속으로 있는 김 의원에게 부탁드려 함께하게 됐다”고 했다.

 

김 의원은 소셜미디어에서 “그동안 이중 잣대와 마녀사냥식 정치공세만 있었지만 억울함은 잠시 뒤로하고,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연합의 당원으로 역할을 다하겠다”며 “선당후사의 마음과 백의종군의 자세로 민주당원과 함께 뛰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차원에서도 김 의원의 비례 정당 합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도부 인사는 “민주당에 맞춰 (위성 비례 정당 중) 가장 앞순위인 ‘기호 3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위성정당으로 넘어갈 지역구 의원을 찾기 어려워 김 의원에게 요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거액의 코인 보유·거래 사실이 논란이 돼 민주당을 탈당했고, 국회의원직 제명안 처리 직전에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징계를 피했다. 당적은 없지만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7인회’ 소속의 대표적 친명 의원으로 이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지도부, 친명 의원들과 소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연합에서 김 의원의 구체적 역할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지도부와 주요 당직은 이미 채워졌기 때문에 특정한 자리를 염두에 두고 김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은 아니다”라며 “총선 승리를 위해 가용자원을 다 모으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역할이 없다는 것은 역으로 김 의원의 ‘자연스러운 복당’을 위해 뒷문을 열어주는 것으로도 해석됐다. 한 비주류 인사는 “굳이 논란의 인물을 복권시켜주는 게 선거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범죄자, 전과자, 도덕성에 의문이 제기된 인물들에 대해 너무 관대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을에서 공천을 받은 조수진 변호사는 이날 “유시민 작가가 ‘조변(조 변호사)은 길에서 배지 줍는다’ 이런 반농담도 하셨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조 변호사는 전국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전략 경선에서 비명계 박용진 의원을 이기고 후보가 됐다.

 

조 변호사는 MBC라디오에서 “내가 가볍게 생각하고 (경선에) 나온 걸로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선 지원 후 고민’이기는 하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변호사는 최근까지 유 작가와 함께 노무현재단 유튜브 방송에 출연했다.

 

‘배지를 줍는다’는 표현은 지난 18일 친명 성향 유튜브 ‘박시영TV’에서 처음 나왔다. 진행자 박시영씨는 조 변호사에게 “유시민 전 장관과 아침에 만났다”며 “(유 작가가) ‘조수진 변호사는 배지를 그냥 주웠다’고 했다”고 했다. 이를 들은 조 변호사는 웃음을 터뜨렸다. 당시는 경선이 시작되기 전이었는데, 박 의원 패배를 넘어 본선 승리까지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아무리 강북을이 야권 텃밭이라지만, 후보가 되기도 전에 당선됐다고 표현하는 건 유권자를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민변 출신인 조 변호사가 성폭행, 미성년자 추행 사건 가해자 변호를 다수 맡으며 이를 홍보한 것도 논란이 됐다. 조 변호사는 2018~2022년 술에 취해 잠든 19세 여성을 성폭행한 남성, 특수강간 혐의를 받는 남성, 여성 208명을 불법 촬영한 남성 등을 변호했다. 작년 9월에는 블로그에 10세 여아의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학대한 사건 가해자를 변호해 집행유예를 받아냈다는 글을 올렸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지원했던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조 변호사의 후보직 사퇴를 주장하며 “성폭력 피의자들에게 법망을 피하는 기술을 안내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했다”고 했다. 전국 146개 단체가 참여한 ‘2024 총선! 여성 주권자 행동 ‘어퍼’도 “민주당은 조 후보 공천을 취소하라”는 성명을 냈다.

 

국민의힘은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는 조 변호사가 미성년자 상대 성범죄 변호를 자랑스럽게 홍보했다”며 “민주당의 땅에 떨어진 성인지 감수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조 변호사는 20일 입장문을 내 “변호사로서 윤리규범을 준수하며 이뤄진 활동이나, 국회의원 후보로서 심려를 끼친 것에 사과드린다”며 “변호사에서 국민을 위한 공복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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