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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조정진칼럼] 광주는 스스로 5·18 정화하라

류지미 2024. 4. 22. 22:02

스카이데일리 조정진 대표의 칼럼에 '63명의 5.18 유공자 명단 공개'

https://www.youtube.com/watch?v=Y6vjcQhvPSw

 

Jun 12, 2023

김대중 문재인 김영환 등 등장 인물 63명의 낮익은 이름들이...

 

 

 

[조정진칼럼] 광주는 스스로 5·18 정화하라

 

스카이 데일리

 

▲ 조정진 발행인·편집인
 
 

빛고을.’ 얼마나 예쁜 이름인가. 호남의 중심도시 광주광역시의 별칭이다. 조선조 관찬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광주는 삼국시대 때는 노지(奴只·무진주(武珍州무진도독부(武珍都督府), 통일신라 때는 무주, 고려 때는 해양현(海陽縣), 조선 때는 광주목·무진군, 대한제국 때는 광주군이었다. 1945년 광복 후 광주부로 불리다가 1949년 광주시·1986년 광주직할시를 거쳐 1995년 광주광역시로 승격됐다. 고려 말 문신 이색이 광지주(光之州)’라 언급하였다는 기록에 근거해 1980년대부터 빛고을로도 불리고 있다.

 

광주는 예로부터 호남의 교육·문화·행정의 중심지였다. 조선조 때는 광주향교에서 인재를 배출했고, 전남대·조선대·광주교대 등 4년제 대학만 10개가 있고 광주보건대 등 전문대학도 6개나 있다. 풍류를 즐기는 예향답게 국악고등학교와 남도예술학교 등 특수목적고등학교도 여러 개가 운영되고 있다.

 

이렇게 정겨운 대한민국 국토의 소중한 일부분인 광주가 어느 순간부터 빛고을이 아닌 어둠고을·낯선고을이 되기 시작했다. 1980 5월 발생한 소요사태 이후다. 7개월 전인 1979 10월 발생한 국가원수 시해라는 국난 상황에서 호시탐탐 적화를 노리던 북한과 남로당 잔당들의 직·간접 개입, 권력을 잡으려는 정치인들의 과잉 경쟁과 대학생·시민들의 지나친 정치화, 그리고 군부의 과잉 대응과 권력욕이 뒤범벅돼 빚어진 불행한 사건이다.

 

지금도 여전히 진실을 규명하고 있지만, 1980년 광주는 주적(主敵) 북한의 고백이나 붕괴에 의한 대남공작자료 공개 이전에는 그 누구도 마침표를 찍을 수 없는 미완의 현대사다. 탈북인들의 숱한 증언과 진술은 뭉개지고, 정치인의 의혹 제기는 겁박으로 입을 봉쇄함으로써 정작 진실을 알고 있는 이마저 입을 다물게 하는 침묵의 나선을 만들어 놓았다.

 

얼마 전 사진기자 등과 함께 광주에 다녀왔다. 5·18 명단이 오석(烏石)에 새겨져 있는 광주광역시 서구 쌍촌동 5·18기념공원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서울 광화문 신문사 사옥에서 300km 거리다. 평일임에도 승용차로 4시간 이상 소요됐다. 5·18기념공원은 아담했다. 공원 한가운데 커다란 현수막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홍준표! 5·18 유공자 명단은 5·18기념공원 추모승화공간에 4296명이 공개되어 있다. 2022 1125 5·18민주화운동유공자회,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 5·18기념재단.’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 6 MBC 100분 토론에서 강기정 광주시장에게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한 데 대한 반발이다. 지극히 당연한 요구에 발끈한 이유는 뭘까. 세상에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유공자 명단과 공적을 쉬쉬하는 나라가 어디 있나. 심지어 명단을 공개하랬다고 고소 운운하는 나라가 제대로인가.

 

 
 
 
 
 
 
  
 

5·18 유공자 명단이 있는 공원 지하1 추모승화공간은 스산했다. 가운데는 자식의 시신을 들고 있는 어머니를 형상화한 동상이 있고, 뒤편엔 커다란 군화 여러 개가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를 짓밟는 조각이 부조돼 있다. 정면엔 스카이데일리가 제보 받은 1차 명단 ‘001-01 강길원부터 ‘129-28 황홍주까지, 2차 명단 ‘130-01 강기룡부터 ‘148-02 황보윤식까지 순서대로 검은 돌에 흰 글씨로 빼곡히 새겨져 있었다.

 

명판 대부분을 차지하는 1차 명단에는 고은태(필명 고은김경수·김대중·김문수·김민석·김상현·김성곤·김영환·김태홍·김현장·김홍일·남재희·류재건·문익환·문재인·박계동·박용길·박찬석·서경원·서남동·설훈·손주항·송건호·송기숙·심재철·여균동·예춘호·이강래·이성헌·이우재·이원영·이택돈·이해찬·이호철·정동년·정병국·정태호·표완수·한승헌·한완상·한화갑 같은 낯익은 이름이 눈에 띈다. 동명이인 이외엔 생년월일이 없으니 누가 누군지 민간이 적확히 확인할 길은 없다. 숨길 의사가 없다면 명판에 생년월일을 병기하면 쉽게 해결될 일이다.

 

2차 명단도 의혹투성이다. 고세현·김영현·나병식·노영민·박종률·심재환·양성철·엄주웅·유기홍·유동수·윤금순·장을병·정근식·정연주·정해랑·조용호·최영선·허욱·형난옥·홍익표·황순원·황인오 등 문화계·언론출판계·정계 인사들을 비롯해 밀입북해 김일성을 만나고 온 국가보안법 위반자까지 망라돼 있다. 이러니 광주가 자꾸 국민과 멀어지는 것이다.

 

가족·친지의 축복을 받지 못한 결혼이 불행하듯 국민의 동의를 받지 못한 유공자도 행복하지 못할 것이다. 이제 유공자 명단과 공적 공개는 국민적 관심사가 됐다. 광주가 계속해서 5·18 관련 명단과 공적 자료실 둔테에 빗장을 걸어 잠그고 공개를 머뭇거리면 빛고을은 어둠에 갇힌 이 될 것이다. 타지인들이 더 왈가왈부하기 전에 광주인들이 스스로 5·18 가짜 유공자를 먼저 솎아 내기 바란다. 그리하여 광주도 온전한 대한민국 영토에 딱 들어맞는 아름다운 마지막 퍼즐조각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