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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책임, 침묵은 죄악” “역겹다, 말 아껴라” 친문·친명 정면충돌

류지미 2022. 6. 2. 17:05

“이재명 책임, 침묵은 죄악” “역겹다, 말 아껴라” 친문·친명 정면충돌

  • 조선일보
  • 김명일 기자
  • 입력2022.06.02 15:53최종수정2022.06.02 16:54

민주, 지선 완패...이재명 책임론 두고 세대결 격화

 

이재명(앞줄 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과 박지현(앞줄 왼쪽) 공동선대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상파3사 출구조사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6·1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2일 총사퇴한 가운데 ‘이재명 책임론’을 놓고 당내 친문(친문재인)과 친명(친이재명) 세력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친문계는 이날 일제히 이재명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 책임론을 제기하며 당 쇄신을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친명계는 ‘특정인에게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오히려 이 위원장을 중심으로 당을 재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친문계의 화살은 시간을 1개월 거슬러, 이 위원장의 인천계양을(乙) 출마 선택 자체를 겨냥했다. ‘자기방어‘ ‘사욕(私慾)’ 등의 격한 단어가 나왔다.

문 정부 행안부장관을 지낸 전해철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분들이 필요에 따라 원칙과 정치적 도의를 허물고, 어느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변명과 이유로 자기방어와 명분을 만드는 데 집중하면서 국민들이 생각하고 기대하는 민주당의 모습과 멀어지게 만들었다”라며 “정당으로서의 책임정치는 보이지 않고 윤리성, 국민 상식과는 멀어진 의사결정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지난 대선 패배 후부터 불거져 나왔지만 당 차원의 적극적인 공론화도 이루어지지 못했다”라고 비판했다.

윤영찬 전 청와대 홍보수석(현 국회의원)은 “이제 지켜야 할 것도 없다. 더 이상의 침묵은 죄악이다”라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재명 위원장과 송영길 전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에서 가장 책임이 큰 분들이다. 사심과 사욕이 아닌 당내 민주주의와 공적 책임감을 부활시키는 것이 선당후사의 핵심”이라고 했다.

역시 친문계로 분류되는 홍영표 의원은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 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며 “대선 이후 ‘졌지만 잘 싸웠다’는 해괴한 평가 속에 오만과 착각이 당에 유령처럼 떠돌았다. 국민과 당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도 패배한 대선에 대해 성찰도 반성도 하지 못했다. 그 결과, 이번 지방선거를 대선 시즌 2로 만들고 말았다”라고 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선거를 지고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방선거를 치르다 또 패배했다”라며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 출발부터 그랬으니, 그 다음 일이 제대로 뒤따를 리 없었다”라고 했다.

신동근 의원은 “대선 지선 패배에 책임 있는 지도부와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대선패배에도 불구하고 패배의 책임자들이 어떤 반성과 성찰의 시간도 없이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선을 책임질 비대위를 만들었다. 숱한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의 요구’를 포장하여 송영길과 이재명의 ‘품앗이’ 공천을 했다”라고 했다.

친명계 인사들은 이러한 비판을 인정하지 않는다. 양이원영 의원은 “특정인을 겨냥해서 책임을 지우는 평가는 제대로 된 평가가 아니라 책임 회피”라며 “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 불리한 상황에서, 우리 자산인 이재명, 김동연이 살아 온 것에 감사하다”라고 했다. 김진애 전 의원도 “벌써 나서서 당권 싸움 재는 모습이 역겹지 않나?”라며 “말을 아껴야 될 사람들은 말을 아껴라”라고 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국민들께서 다시 매서운 회초리를 내려치면서도 가느다란 희망은 남겨놓으셨다”라며 “국민들의 호된 경고를 받고도 민주당이 기득권 유지에 안주한다면 내일은 없다. 사심을 버리고 오직 선당후사로 단합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됐던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이낙연파가 일제히 전면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말의 내용이 비슷하다”라며 “모여서 작전을 짠 듯하다. 그래 봤자 민심 못 얻는다. 그대들의 비열함을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라고 했다. ‘나꼼수’ 출신 방송인 김용민씨는 “홍영표는 아마 선거 전에 (이재명 비판 글을) 미리 써놓고 오늘 아침에 올린 게 아닌가 싶다. 솔직히 이번 선거 (민주당이) 이겼으면 곤란했을 거다”라고 했다.

[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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