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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여성들, 성폭행 피하려 머리 ‘싹둑’…“눈에 띄지 않게”

류지미 2022. 4. 8. 12:42

우크라 여성들, 성폭행 피하려 머리 ‘싹둑’…“눈에 띄지 않게”

  • 조선일보
  • 최혜승 기자
  • 입력2022.04.08 10:48최종수정2022.04.08 11:45

 

마리나 베샤스트나 이반키우 부시장이 러시아군이 마을 여성들을 성폭행했다고 증언하고 있다./ITV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민간인 학살과 성폭행 등을 저질렀다는 증거가 나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소녀들이 성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 머리를 자르기도 했다는 증언이 공개됐다.

지난 5일(현지시각) 영국 ITV 방송에 따르면, 수도 키이우 북쪽인 이반키우의 마리나 베샤스트나 부시장은 러시아군이 지역을 점령한 35일간 이같은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베샤스트나 부시장은 “한마을에서 자매가 러시아군에게 성폭행 당했다. 15세, 16세로 소녀들이었다”며 “러시아군은 여성들의 머리채를 잡고선 지하실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고 전했다. 사건이 발생한 뒤 이 지역 여성들은 머리를 짧게 잘랐다고 한다. 덜 매력적으로 보여 러시아 군의 눈에 띄지 않으려고 한 행동이다.

이반키우는 개전 초기 러시아군에 의해 점령됐으며 지난 2일 우크라이나군에 탈환됐다. 러시아군 퇴각 후 우크라이나 여성들은 언론과 인권 단체 등에 성폭행 피해 사실 등을 신고하기 시작했다. 러시아군이 집단 성폭행거나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성폭행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지난 4일 우크라이나 하원의원이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군이 고문 후 강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여성의 시신 사진을 공개했다. 여성의 배 부분에 나치 문양이 칼로 새겨져 있다. /트위터

 


우크라이나 홀로스당 소속 하원의원 레시아 바실렌코는 지난 4일 트위터에 “강간당한 뒤 고문, 살해된 여성의 시신”이라며 사진 한 장을 공유했다. 사진 속 여성의 배에는 나치 상징 문양인 ‘갈고리십자 (하켄크로이츠)’가 붉게 새겨진 모습이 담겼다. 그는 러시아 남성들이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다.

 

유엔은 7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특별총회를 열어 러시아를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의 자격정지를 결정하는 전자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유효투표를 한 117개국 중 3분의2가 넘는 93개국의 찬성으로 러시아 퇴출안이 가결됐다. 러시아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같은 주요국으로선 처음으로 인권이사회에서 퇴출됐다.

[최혜승 기자]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