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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33년 역사상 첫 흑인·여성 대법관 탄생

류지미 2022. 4. 8. 16:31

[피플in포커스] 美 233년 역사상 첫 흑인·여성 대법관 탄생

'눈 높다'는 평가에도 결국 하버드 로스쿨 '우수 졸업'

대법관 서기관·위원회 등 두루 거치며 좋은 성과내

 

미국 최초의 여성 흑인 대법관 후보 케탄지 브라운 잭슨.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1980년대 학창시절 하버드 대학 진학을 희망하자 "눈이 너무 높다"는 말을 들어야 했던 흑인 여학생 케탄지 브라운 잭슨은, 오늘 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법관이 됐다.

한 때 인종과 성별로 인해 꿈을 크게 꾸지 말라던 얘기를 들어야 했던 여학생이 커서는 미국 233년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대법관이 된 것이다.

미국 연방상원은 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케탄지 브라운 잭슨(52)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준 표결을 진행해 찬성 53표 대 반대 47표로 지명안을 가결했다. 잭슨 판사는 스티븐 브라이어(84) 연방대법관이 은퇴하는 6월 말이나 7월 초쯤 취임할 예정이다.

 

미국 최초의 여성 흑인 대법관 후보 케탄지 브라운 잭슨.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이 같은 성장 스토리의 주인공은 1970년 워싱턴 D.C에서 태어난 케탄지 브라운 잭슨이다.

 

잭슨은 교사로 일하다가 변호사로 커리어를 바꾼 아버지와 학교장인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잭슨은 아버지가 교사를 하다 로스쿨을 진학하던 모습을 보며 처음으로 법조계에 발을 들여놓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잭슨은 바이든 대통령이 트위터에 공유한 영상에서 "우리는 마이애미 대학 캠퍼스에 살았는데, 아버지는 늘 크고 두꺼운 법률 서적을 가지고 캠퍼스에 앉아 있었다"며 "나는 아버지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내 색칠공책을 가지고 공부를 하는 것마냥 흉내냈다"고 회상했다.

그런 잭슨의 공부에 대한 열의는 남달랐다. 고등학교 시절 하버드 대학에서의 대회를 포함해 여러 연설 및 토론 대회에 참가했다.

리더십도 있었다. 잭슨의 한 친구는 CNN에서 "그녀는 매우 크고 다인종이 다니는 우리 공립고등학교에서 매년 반장으로 선출됐다"고 말했다.

잭슨의 원동력은 법조인이 되겠다는 꿈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잭슨은 1988년 졸업앨범에 "나는 법률가가 되고 싶고 법관에도 오르고 싶다"고 적었다고 CNN은 보도했다.

그러나 그의 고등학교 지도교수는, 하버드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는 그에게 "너무 눈이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잭슨은 보란듯이 1996년 하버드 로스쿨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케탄지 브라운 잭슨을 대법관 후보로 지명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잭슨은 로스쿨을 졸업하고 곧바로 대법관 스티븐 브레이어의 서기로 일했다. 잭슨이 대법관으로서 앉게 될 바로 그 자리의 서기관으로 일한 것.

잭슨은 바이든 대통령이 공유한 영상에서 "브레이어 판사는 환상적인 상사이자 멘토였다"고 추켜세웠다.

그는 또 "서기로서 판사 혹은 재판부의 생각이 법에 세밀하게 기록될 수 있도록 했다"며 "사법 제도가 어떻게 최선의 수준으로 작동하는지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잭슨은 또 미국 양형위원회의 특별 보좌관을 지냈고 후에 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미국 흑인인권 단체 (NAACP)에 있는 동안 그녀의 법률 기록에는 "잭슨 판사는 연방 양형 정책에 대한 수정안을 제안하고 검토했다"며 "개정안의 근본적 공정성과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개인에 대한 공평한 처우에 대해 일관된 우려를 드러냈다"고 적혀 있었다.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잭슨을 컬럼비아 특별구 연방지방법원에 지명했고 이듬해 확정됐다. 또 2021년에는 바이든 대통령에 지명돼 워싱턴 서킷 항소법원에서 일했다.

지난해 잭슨 행적에 대한 사실관계를 보고서로 작성한 Alliance for Justice(얼라이언스 포 저스티스)는 잭슨은 미국 지방법원과 DC 순회 항소법원 판사로 일하면서 600여 건에 달하는 의견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중 단 14건 만 번복되거나 공석 처리 됐다.

백악관은 "잭슨이 대법원에 확정되면 대법관에 오른 첫 국선 변호인이 될 것"이라고 앞서 전했다.

 

미국 최초의 여성 흑인 대법관 후보 케탄지 브라운 잭슨.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이미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간 잭슨은 법조계에 진출하고 싶어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가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그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변호사들과 판사들을 존경하며 커왔다"며 "그러나 특히 나와 같은 자신이 있는 자리를 위해 부던히 노력했을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을 존경하며 살아왔다"고 온라인에 공개된 비디오에서 말했다.

끝으로 잭슨은 "연방법원에 임명된 최초의 흑인 여성이던 콘스탄스 베이커 모틀리 판사에게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 역시 233년 만의 첫 흑인 여성 대법관으로서, 주변의 만류와 불가능하다는 시선을 딛고 결국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길 희망하고 있었다.

 

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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