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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영부인 “우릴 갈라놓으려 한 것이 ‘폭군’ 푸틴의 실수”

류지미 2022. 4. 12. 07:14

우크라 영부인 “우릴 갈라놓으려 한 것이 ‘폭군’ 푸틴의 실수”

  • 서울신문
  • 입력2022.04.12 03:38최종수정2022.04.12 03:51

 

“푸틴 우릴 산산조각내 분열 기도? 불가능”
“아이들이 모든 것 보고 있어”
“전쟁이 아이들 애국자로 키울 것”
젤렌스카, SNS로 전쟁 참상 알려
러, 돈바스 등 동부전선에 대공세 병력 집중
우크라 “러군 곧 공격, 우린 준비돼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올레나 젤렌스카 인스타그램 캡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무력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를 갈라놓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치명적인 실수”라고 지적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이번 전쟁의 모든 것을 보고 있는 아이들은 애국자로, 조국의 수호자로 자라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이들 조국의 수호자가 될 것”

젤렌스카 여사는 11일(현지시간) 패션 잡지 보그 우크라이나와 인터뷰에서 “푸틴은 우리를 분열시키고 산산조각 내서 내부 갈등을 유발하려 했지만, 이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를 공격한 폭군의 치명적인 실수”라면서 “다른 어떤 것보다 우리에게는 우크라이나인이라는 정체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우크라이나는 분열되지 않는다”면서 “우크라이나인 한 명이 고문·강간·살해되면 우리는 우크라이나인 전체가 고문·강간·살해당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이번 전쟁이 아이들에게 깊은 애국심을 심어줬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아이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모든 아이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 아이들은 애국자로 자라날 것이고, 조국의 수호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로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영부인인 올레나 젤렌스카. 인스타그램

 


“개전 이후 젤렌스키와 전화통화만 해”

젤렌스카 여사는 개전 당일인 2월 24일 대통령 가족의 모습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새벽 4∼5시쯤 ‘쿵’ 하는 소리가 들렸을 때 전쟁이 시작됐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폭발음이 들리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시작됐다”고 말한 뒤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이날이 개전 이후 그가 정장을 입은 마지막 날이었다고 젤렌스카 여사는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젤렌스카 여사에게 “필수품과 서류들을 모아달라”고 한 뒤 집을 나섰고, 이후 젤렌스카 여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통화만 하고 있다고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젤렌스카 여사는 1995년 대학에서 만나 8년간 연애 후 2003년 결혼했으며 슬하에 딸(17)과 아들(9)을 두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올레나 젤렌스카 인스타그램 캡처

 

전쟁 전에는 이렇게 즐겁고 유쾌한 가족이었다. 개전 후 남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키예프) 방어에 나선 군을 독려하는 데 여념이 없고,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는 딸 알렉산드라, 아들 키릴과 함께 안전한 은신처에 머무르며 세계 여론에 우크라이나 지지와 응원을 호소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한
최선의 전략은 진실”


젤렌스카 여사는 “아이들의 감정을 보살필 필요가 있었다”면서 “아이들 앞에서 웃고, 활기차고, 자신감 있게 행동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는 아무것도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며 “다른 우크라이나의 아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아이도 모든 것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확실히 지금 상황은 아이들이 봐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아이들은 정직하고 성실하다”면서 “아이들에게 숨길 수 있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한 최선의 전략은 진실”이라며 “우리는 모든 것을 아들·딸과 상의했고, 두 아이의 질문에 답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군 폭격에 숨진 18개월 아기 - 러시아군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의 한 병원에 지난 4일(현지시간) 생후 18개월 아기 키릴이 부상을 입고 실려왔다. 의료진이 응급조치에 나섰지만 아기는 끝내 소생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2022.3.6 AP 연합뉴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젤렌스카 여사는 러시아의 침공에 대응해 끝까지 싸울 것이며 서방 국가에서 제의한 대피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작가 출신인 젤렌스카 여사는 팔로어가 280만명에 이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6일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크라이나 어린이 5명의 사진과 함께 세계 언론인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한 호소문을 게재하며 러시아군의 침공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참상을 보도해 줄 것을 세계 언론에 호소했다.

생후 18개월에서 14살 사이인 이 어린이들은 러시아군이 쏜 포탄이나 파편에 맞거나 피난 중 총격을 당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카 여사는 “어린이 최소 38명이 이미 목숨을 잃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망자 수가 늘고 있을 수 있다”면서 “러시아인들이 자국군은 민간인을 해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이 사진들을 보여주라”고 말했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어린이 희생자들의 모습과 대피소 내부.

 

- 젤렌스카 여사 페이스북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올레나 젤렌스카 인스타그램 캡처

 

안치소 이송 앞둔 부차 민간인 희생자들 시신 -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에서 묘지 작업자들이 부차 마을에서 살해된 민간인 희생자들의 시신을 안치소로 이송하기 위해 트럭에 싣고 있다. 러시아군이 이달 초 퇴각할 때까지 한 달가량 장악했던 부차에서 민간인을 대량 학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022.4.7.AP 연합뉴스

 


“러군, 곧 동부 전선서 대공세 펼칠 것”

러시아가 조만간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대규모 공세를 펼칠 것이라고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예상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모투자니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적들이 동쪽에서 공격 준비를 거의 마쳤으며, 곧 공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투자니크 대변인은 “언제일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조만간 동부에서 치열한 전투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서방 정보기관의 분석에 근거한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군은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북부 전선에서 철수한 러시아군은 친러 반군이 장악한 돈바스 지역을 비롯한 동부 전선에 병력을 집중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동부의 요충지인 이지움을 함락한 후 차츰 세력을 넓혀가고 있으며, 이지움 남부의 슬라뱐스크를 노리고 있다.

 

-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 북부지역에서 물러난 러시아군이 전쟁 목표를 동부 돈바스 점령으로 수정한 가운데 북부 주요 도시에 배치했던 무기와 장비를 동쪽으로 실어 나르며 총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서방에 추가 무기 지원을 요청하며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양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외곽 도로에서 장갑차를 운전하고 있다.마리우폴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 외무 “돈바스 전투,
2차 세계대전 연상시킬 것”


러시아가 슬라뱐스크를 점령할 경우 동부 전선의 우크라이나군 대부분을 포위할 수 있다.

슬라뱐스크는 2014년 돈바스 전쟁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도네츠크의 분리주의 반군이 슬라뱐스크 시청을 점령한 2014년 4월 12일이 돈바스 전쟁의 공식적인 개전일이다.

민간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스는 지난 8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근거로 “러시아군 차량 수백 대가 하르키우주에서 이지움 부근으로 재배치되는 모습이 포착됐다”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군에서 탈환한 북부 지역에 있던 부대를 돈바스 전투를 위해 이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돈바스 전투에서는 탱크, 전차, 전투기가 정면으로 맞붙는 재래식 교전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돈바스 전투는 2차 세계대전을 연상시킬 것”이라면서 “전차, 장갑차, 항공기, 포 수천 대가 동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올레나 젤렌스카 인스타그램 캡처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올레나 젤렌스카 인스타그램 캡처

 


강주리 기자 
서울신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