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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지축 기고만장

류지미 2023. 11. 10. 07:37

천방지축 기고만장 [신동욱 앵커의 시선]

https://www.youtube.com/watch?v=tUDX3KFiMjY

 

 

 

 

 

부화한 어린 멍게는 마치 올챙이처럼 생겼습니다. 원초적이긴 해도 뇌와 눈, 신경과 척추를 두루 지녔습니다. 그래서 맘껏 헤엄쳐 다니며 살지요.

 

그러다 바위에 몸을 붙이면 게으르고 멍청한 퇴화를 시작합니다. 뇌부터 먹어 치우고, 순환계 소화계만 남긴 채 모든 기관을 삼켜버립니다. 한 구멍으로 물을 빨아들이고, 다른 구멍으로 배설하며 삽니다. 식물처럼 무뇌로 살다 인간의 술상에 오르곤 합니다. 강에 사는 폐어가 펄에서는 허파로 숨을 쉬며 4년을 버팁니다.

 

폐를 지니고도 물 밖으로 진화하지 않은 채 3억 년을 살아온 폐어를 보며, 시인은 인간을 떠올립니다.

 

'뻘 속에서 수십 년 견디는 우리는, 그렇다면 30억만 년쯤 진화하지 않겠구나. 깨끗하게 썩지도 못하겠구나.'

 

극도의 오염 속에서도 진화를 포기해버린 인간, 우리 정치가 또 그렇습니다. 존재도 희망도 없이 그저 생긴 대로 사는 멍게나 폐어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거대 야당 민주당이, 여당 시절부터 내달려온 폭주를 그칠 줄 모릅니다.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을 상정해 막무가내로 통과시켰습니다. 국정조사 세 건 요구서도 제출했습니다. 거기에다 탄핵 카드까지.. 마치 먹고 배설하듯 꺼내 들고 있습니다.

 

방송통신 위원장과 함께 검사 두 명을 탄핵하겠다고 합니다. 한동훈 법무장관 탄핵은 괜히 체급만 키워준다는 얘기가 나와 빠졌다고 합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주먹을 휘둘러대는 걸까요. 여당의 잇따른 정책 드라이브에 기선을 제압당하자 마음이 급해진 걸로 밖에는 보이진 않습니다. 그런데 고작 생각해낸다는 수가, 늘 하던 머릿수 폭주 이군요. 두 눈 가리고 마구 휘두르면 누가 어디를 어떻게 맞을지 알 수 없지요.

 

그나마 상대방이라면 다행이지만 그 무지막지한 주먹에 국민이 맞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무리한 입법이 시행될 거라고는 민주당도 기대하지 않을 겁니다.

 

결국 대통령이나 헌재가 막아서면 그 탓 하며 정권심판론 꺼내 들겠지요? 거부권을 끊임없이 유도하고, 방통위원장 직무를 정지시켜 정치적 이득을 보겠다는 게 아니라면 달리 해석할 방법이 없습니다. 불과 한 달 전 "볼썽사납고 지나친 정쟁을 개선하겠다"던 여야 신사협정이 무색합니다.

 

입적하신 '설악산 호랑이' 오현 스님은, 중생의 길을 깨우치는 현대적 선시(禪詩)로 이름을 떨친 시인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스님도 정치는, 숨이 막힐 지경으로 꼴불견이었던 모양입니다.

 

'땅이 걸어서 무엇을 심어도 좋을 밭. 나처럼 한물간 넝쿨은 걷어내고, 이제는 정치판도 갈아엎어야. 숨 돌리기 위하여.' 우리 정치가 진화는커녕 퇴화의 길을 끝없이 치닫다가 끝내 어떤 형상이 될지 궁금합니다.

 

11월 9일 앵커의 시선은 '천방지축 기고만장' 이었습니다.

#민주당 #노란봉투법 #방송3법

 

[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