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앞에 놓인 호두 껍질 셋 중 하나에 말린 콩을 숨기고 이리저리 섞습니다. 고양이가 재빨리 콩을 찾아냅니다.
이번엔 더 오래 복잡하게 섞자, 한참을 고민하다 고릅니다. 또 맞혔습니다. 고양이나 개의 시각과 후각, 운동신경을 발달시키는 훈련이라고 합니다.
파리 몽마르트르언덕 올라가는 길에는 늘, 관광객을 노리는 야바위꾼과 바람잡이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컵에 작은 공을 감추고 섞는 게 우리한테도 익숙한 수법입니다.
이렇게 얄팍한 속임수를 쓰는 자들을 가리켜 모리배, 협잡꾼, 시정잡배라고 하지요.
경마나 마차경주에 출전하는 말들은 가면 비슷한 걸 씁니다. 말은 눈이 갸름한 얼굴 가장자리에 달려 있어서 3백30도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곁눈질 못하고 앞만 보고 내달리도록 안대를 씌우는 것이지요.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동요하지 말라고 씌우는 귀 가리개도 있습니다.
눈과 귀를 막고 앞만 보고 폭주하는 민주당이 정치사에 연일 꼼수의 신기원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이 안건조정위에 묶이지 않도록, 탈당한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법사위에 야당 몫으로 끼워 넣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연장자가 맡는 안건조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일흔다섯 살 최고령 의원을 투입했습니다.
필리버스터를 막으려고 회기 쪼개기 수법도 준비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양향자 의원이 들러리를 거부하면서 첫 단계 계획이 틀어지게 생겼습니다. 그러자 급히 짜낸 것이, 멀쩡한 자기 당 의원을 탈당시켜 야당 몫으로 둔갑시키는 꼼수였습니다.
수십 년 언론 생활을 하면서 별일을 다 봤지만 이런 위장 탈당극은 제 기억에 없습니다. 눈속임치고는 너무나 노골적이어서 순진하다고 해야 할지 뻔뻔하다고 해야 할지 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가관은, 짜고 치는 바람잡이 역할을 맡은 듯한 분의 비장한 출사표입니다. "낯설고 두려운 길이지만 외롭지 않게 손잡아 달라"고 했습니다. 낯설고 두려운 길 가기 전에 "정치 인생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잃는다 해도 양심에 따르겠다"는 양향자 의원의 양심선언을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양 의원은 "검수완박 안 하면 문재인 정부 사람 스무 명이 감옥 간다는 말로 민주당이 압박했다"고 했습니다. "도와주면 복당시켜 주겠다"는 당근도 제시했는데, "법안을 보니 복당 약속이 모욕이었다"고 했습니다.
양 의원이 전한 민주당 뒷이야기를 읽으며 떠오른 단어가 환장입니다. "내장이 다 바뀌어 뒤집힐 정도로 지나치게 몰두해 정신을 못 차리는 지경"이라는 뜻이지요.
어느 시집 제목처럼, 차마 못 볼 꼴을 봐야 하는 '이 환장할 봄날' 입니다.
4월 21일 앵커의 시선은 '민주주의를 죽이다' 였습니다.
이번엔 더 오래 복잡하게 섞자, 한참을 고민하다 고릅니다. 또 맞혔습니다. 고양이나 개의 시각과 후각, 운동신경을 발달시키는 훈련이라고 합니다.
파리 몽마르트르언덕 올라가는 길에는 늘, 관광객을 노리는 야바위꾼과 바람잡이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컵에 작은 공을 감추고 섞는 게 우리한테도 익숙한 수법입니다.
이렇게 얄팍한 속임수를 쓰는 자들을 가리켜 모리배, 협잡꾼, 시정잡배라고 하지요.
경마나 마차경주에 출전하는 말들은 가면 비슷한 걸 씁니다. 말은 눈이 갸름한 얼굴 가장자리에 달려 있어서 3백30도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곁눈질 못하고 앞만 보고 내달리도록 안대를 씌우는 것이지요.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동요하지 말라고 씌우는 귀 가리개도 있습니다.
눈과 귀를 막고 앞만 보고 폭주하는 민주당이 정치사에 연일 꼼수의 신기원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이 안건조정위에 묶이지 않도록, 탈당한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법사위에 야당 몫으로 끼워 넣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연장자가 맡는 안건조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일흔다섯 살 최고령 의원을 투입했습니다.
필리버스터를 막으려고 회기 쪼개기 수법도 준비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양향자 의원이 들러리를 거부하면서 첫 단계 계획이 틀어지게 생겼습니다. 그러자 급히 짜낸 것이, 멀쩡한 자기 당 의원을 탈당시켜 야당 몫으로 둔갑시키는 꼼수였습니다.
수십 년 언론 생활을 하면서 별일을 다 봤지만 이런 위장 탈당극은 제 기억에 없습니다. 눈속임치고는 너무나 노골적이어서 순진하다고 해야 할지 뻔뻔하다고 해야 할지 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가관은, 짜고 치는 바람잡이 역할을 맡은 듯한 분의 비장한 출사표입니다. "낯설고 두려운 길이지만 외롭지 않게 손잡아 달라"고 했습니다. 낯설고 두려운 길 가기 전에 "정치 인생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잃는다 해도 양심에 따르겠다"는 양향자 의원의 양심선언을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양 의원은 "검수완박 안 하면 문재인 정부 사람 스무 명이 감옥 간다는 말로 민주당이 압박했다"고 했습니다. "도와주면 복당시켜 주겠다"는 당근도 제시했는데, "법안을 보니 복당 약속이 모욕이었다"고 했습니다.
양 의원이 전한 민주당 뒷이야기를 읽으며 떠오른 단어가 환장입니다. "내장이 다 바뀌어 뒤집힐 정도로 지나치게 몰두해 정신을 못 차리는 지경"이라는 뜻이지요.
어느 시집 제목처럼, 차마 못 볼 꼴을 봐야 하는 '이 환장할 봄날' 입니다.
4월 21일 앵커의 시선은 '민주주의를 죽이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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