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에 태어나기 오래전에 이미 출가해 버린 나의 둘째 누나는
대구, 서울에 살았는데 2~3년에 한두번 뜸하게 친정을 다니러 왔었기에
얼굴은 잊지 않고 기억할 수는 있을 정도였다.
전기도, 시계도, 라디오도 없던 시절에
누나는 트란지스터 라디오를 소지하였을 정도이니 멋쟁이 신식여성이었거나
우아한 척 폼잡기를 좋아했는지는 나 모른다. 아무튼 한 미모 했던 미인이었다.
어느해 여름 친정을 왔었는데 한 여름이라 대청마루에 친 모기장 안에서 누나는 라디오를 듣고 있었다.
철없는 나는 모처럼 온 누나가 좋아서 곁에 누워서는 이것 저것 물어대니 누나는 내 머리를 쥐어 박으며
"아이고 애야, 그만 좀 조용히 해라얘, ........................" 인내의 한계를 넘은듯~
그 때 누나는 라디오 일일 연속극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그 때 정말 난 몰랐었네)
KBS 라디오 연속극 ‘하숙생(1965)'을 즐겨 듣던 멋쟁이 신식 여성. 나의 누나~.
그리운 누나가 이승을 떠난지도 45 년여 세월이다~
인생은 나그네
1965
김석야 작사 김호길 작곡
https://www.youtube.com/watch?v=PokmmtZOFjg
하숙생 [下宿生]
*하숙생은 신사가수로 정평이 났던 최희준씨 (崔喜準 1936-2018 )가 1966년에 KBS 연속극 주제가로 불러 히트한 노래입니다.
가수 최희준씨는 서울 토박이로 1959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60년에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로 데뷰하여 2018년 운명할 때까지 58년간 노래 인생을 살다 가신 분입니다.
* 가수로서는 유일하게 국회의원(15대)을 지내기도 하였습니다. 본명 : 최성준(崔省準), 제 15대 국회의원 (경기 안양시 동안구 갑. 새정치 국민회의)
1966년 작가 김석야씨가 KBS에서 연속극 드라마 극본(하숙생)을 쓰면서 드라마 주제가의 필요성을 느껴 노랫말을 쓰고 김호길씨가 곡을 붙여서 최희준씨가 부르게된 것입니다.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길에/
정일랑 두지말자 미련일랑 두지말자/
인생은 나그네길/ 구름이 흘러가듯 정처없이 흘러서 간다."
<연속극의 내용은 젊은 화학도와 훗날 미스코리아가 되는 미모의 아가씨가 사랑을 하지만, 첫사랑이라는 징크스 때문인지 역시 여자의 배반으로 불발된다는 내용인데,
어느날 여인이 남자친구의 실험실에 놀러갔다가 실험기구를 잘못 만져 폭발로 인해 화재가 나고 남자친구는 얼굴에 중화상을 입어 흉칙하게 변했다.
여인은 얼마 후에 미스코리아에 선발되었으며, 그 이후 애인이던 화학도를 외면하고 다른 남자친구를 사귀게 된다.
그러자 화학도는 얼굴 성형수술을 하여 옛날 모습으로 돌아와 아코디언을 켜며 그녀가 사는 집 근처에 나타났다.
애절한 아코디언 소리에 여인은 미칠듯이 괴로워 하며 방황한다.>는 내용입니다.
연속극의 전편에 흐르는 기류를 보면 가장 순수해야 할 남녀간의 사랑에서도 실속만 챙기다가 약속을 깨고 배신을 한다는 슬픈 사연입니다.
이 세상에서 잠시 하숙하고 떠나는 인생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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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1966.06.30.
감독정진우
줄거리
하숙집에 새로 들어온 청년은 아코디언 연주자다. 3년전 화상을 입고 성형수술을 했으며 이름을 인석에서 민구로 바꿨다는 그는 수시로 아코디언으로 같은 멜로디를 연주한다. 옆집 부자 노인의 두 번째 아내인 황재숙은 아코디언 소리를 듣고 기겁한다. 그것은 3년전 자신이 버리고 떠난 약혼자 인석이 연주하던 아코디언 멜로디였기 때문. 재숙은 인석을 만나 잘못을 빌지만 인석은 자신을 버린 재숙을 용서하지 못한다. 그는 재숙의 곁을 배회하며 재숙을 정신적으로 죽이려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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