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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시민도 필리버스터… “정권비리에 칼끝 향하자 수사시스템 파괴”

류지미 2022. 4. 28. 20:36

 

 

변협·시민도 필리버스터… “정권비리에 칼끝 향하자 수사시스템 파괴”

매일 9명씩 ‘검수완박 저지’ 연설

입력 2022.04.28 18:43
 
 
매일 9명씩 '검수완박 저지' 연설

 

28일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대한변협회관 14층 대강당에서는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 입법 추진 변호사-시민 필리버스터’가 열렸다.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를 강행하려는 것에 대한 ‘저항’ 차원이었다. 변협 출범 이후 이런 성격의 행사가 열린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28일 오후 서울 역삼동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 입법추진 회의 변호사·시민 필리버스터에서 참여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윗 사진),대한변호사협회 권성희 부협회장, 박상수 부협회장, 신인규 변호사, 원영섭 변호사(아래 왼쪽부터) /뉴시스

 

이날 오후 2시가 되자 이종엽 대한변협 협회장은 “국민 권익 보호와 법을 통한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검수완박 졸속입법 저지하고 진정한 개혁입법을 촉구하는 시민의회를 개최한다”라며 의사봉을 세 차례 두드렸다.

 

이날은 권성희·박상수 변협 부협회장, 서민 단국대 교수, 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신인규·김연기·원영섭 변호사 등이 연사로 참여했다. 한 명당 30분씩 9명의 연사가 오후 6시까지 연설을 이어갔다. 필리버스터는 이날부터 당분간 매일 진행될 예정이다. 연설은 대한변협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첫 번째 연설을 맡은 권성희 변협 부협회장은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만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검찰은 더 이상 공직자의 직권남용 범죄 등 대부분 사건에 대한 수사를 할 수 없게 된다”라며 “이번 개정안은 ‘국민을 위한 검찰 개혁’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 할 수 없으니 성급한 입법을 중지하고 국민을 위한 진정한 개혁 입법에 나서주시길 바란다”라고 했다.

 

권 부협회장은 “검수완박 개정안은 개별 조항이 서로 모순되거나 오히려 후퇴한 듯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그 내용을 살펴보면 민생 범죄에는 눈감고, 정치권은 치외법권화하는 데에 의기투합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는 것이 법조인들의 여론이다”라고도 했다.

 

 

서민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막강한 권력을 쥐었던 대검 중수부를 없앤 것. 이런 게 바로 진정한 검찰개혁”이라며 “문재인 정부에선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적폐’ 수사를 한다는 명목으로 엄청나게 커졌다”고 했다. 신인규 변호사는 “검찰 특수부 인력을 대폭 보강해 전 정권 비리에 수사 역량을 총동원하다, 그 칼끝이 자신들을 향하니 그제야 검찰 개혁을 명목으로 수사 시스템을 완전히 헝클어 놓고 있다”고 했다.

 

 

홍승기 교수는 “2022년 대한민국이라는 선진국에서 벌어지는 블랙 코미디”라고 했다. 김연기 변호사는 “민주당 의원 171석이 찬성하니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히틀러가 독일에서 한 일들, 일제의 을사조약도 ‘합법적’이니까 동의한다는 의미”라며 “이런 형식적 법치주의가 정당한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원영섭 변호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 있고 1년이 지난 지금 피해자는 신속한 형사구제를 받지 못하고, 억울하게 가해자로 몰린 사람은 수사가 끝나지 않아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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