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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류지미 2023. 12. 3. 07:32

 

 

어떻게 살 것인가? [신동욱 앵커의 시선]

https://www.youtube.com/watch?v=umvFguXMcAQ

 

 

"이제 분명히 보이네. 비가 그치고, 내 눈을 가렸던 먹구름도 사라졌네. 이제 햇빛 눈부신 날이 오겠지…

 

" 영화 '쿨 러닝'에 밝은 햇살처럼 흐르던 노래입니다. 1972년 워터게이트가 막 터져 나올 무렵에 나와 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지요. 닉슨이 감추고 거짓말할수록 사람들은, 추악한 진실을 노래처럼 분명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음유시인 하덕규도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이 가장 아름답다'고 노래했습니다. 며칠 눈비를 뿌리며 우중충하던 하늘이 열려, 어제 오늘 햇살을 쏟아냈습니다. 뒤엉킨 진실과 거짓이 하나 둘 제자리를 찾아가듯, 답답하던 가슴이 모처럼 뚫리는 것 같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유동규 씨가 측근 아니냐"는 기자 질문에 이렇게 말했지요. "측근이라면 #정진상 , 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느냐"고. 그 김용 씨가 5년 형을 선고 받고 구속됐습니다.

 

그리고 유동규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혜자는 이재명이고 주변인들은 전부 다 이재명을 위한 도구였습니다."

 

연이어 나온 울산 사건과 김용 사건 판결은 닮은 데가 있습니다. 우선 전직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각기 의혹의 정점으로 의심 받아온 사건과 관련해 처음 나온 판결입니다. 둘 다 답답하게 끌던 재판이어서 긴 장마 끝에 얼굴을 내민 해 같습니다. 유죄 당사자들이 윗선에 대해 함구하는 것도 비슷하지요.

 

그런데 다른 게 있습니다. 유동규 씨의 증언입니다. 그는 이 대표가 선거법 사건에서 당선 무효 형을 받자 "대법원에서도 패소하면 광화문에서 분신할 생각까지 했다"는 사람입니다. 대장동 사건 초기에 구속됐을 때도 이 대표와 관련해 진술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이 대표는 그가 "수많은 산하기관 직원 중 하나일 뿐"이라며 "일부 직원이 오염됐다"고 사과했습니다. 그 뒤로 유 씨는 이 대표를 "이재명 씨"라고 불렀습니다.

 

"거짓말 좀 안 하고 하면 좋겠다 말씀 드리겠습니다."

 

지금쯤이면 이 대표가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재판부가 유 씨의 진술에 상당한 신빙성을 부여한 만큼 이 대표가 그를 끌어안았더라면 어제 판결은 달라졌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김 씨가 받은 돈을 대장동 일당 으로부터 받은 정치자금이라고 판결했습니다. 때문에 이 대표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428억 약정설' 에 대한 검찰 수사도 힘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정치 탄압'과 '검찰의 소설' 이라는 주장을 또 꺼내기가 민망한 처지가 됐습니다.

 

하긴 이건 제 생각일 뿐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속담에 '남이 나를 저버리거든 차라리 내 먼저 남을 저버려라'고 했습니다. 대장동에 얽힌 어느 인간관계의 반전을 보며 의리와 배신, 인성과 업보를 생각합니다. 그래서 산다는 게 어쩐지 더 쓸쓸하게 느껴지는 12월의 첫 날입니다.

 

12월 1일 앵커의 시선은 '어떻게 살 것인가?' 였습니다.

 

[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