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년 11월 7일 밤 9시,서울 미아리고개를 달리던 병원 앰뷸런스 안에서그는 차갑게 식어갔다. 붉은 피가 아름다운 29살이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일이지만 배호에게는 숨겨 둔 약혼녀가 있었다. 7살 연하로 대구 공연에서 배호에게 꽃다발을 목에 걸어주었던 팬이다. 얼굴이 하얗고 체구가 작았는데 배호는 '옥아'라고 불렀다. 배호가 1년 가까이 지병으로 동침 없이 동거만 한 그녀는 죽음이 임박했음을 안 배호가 죽기 하루 전날 필사적으로 고향으로 돌려보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배호는 자신이 몸에 지녔던 필립파텍 손목시계와 반지를 그녀에게 주었다. 당시 병실 문짝을 붙잡고 한사코 남겠다며 울부짖었던 20대의 젊은 그녀.이제는 칠순의 초로가 되었을 그녀는 어디에선가 남몰래 배호의 주기를 맞으리라. ..